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70주년 특별 에디션 고급 벨벳 양장본)
루이스 캐럴 지음, 디즈니 그림, 공민희 옮김, 양윤정 해설 / 아르누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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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햇살이 눈부신 오후, 우연히 발견한 눈이 빨간 흰 토끼를 쫓아가다 토끼 굴 속으로 떨어져 이상한 나라에 당도한 앨리스의 기이하고도 호기심을 자극했던 이야기. 내가 아직 동화책을 사랑하던 작은 소녀였을 때, 수수께끼같은 말을 주고 받던 모자장수와 3월 토끼도, 말하는 똑똑한 체셔 고양이도 모두 어디엔가 존재할 것만 같았다. 수풀이 바스락거리며 흔들리는 소리가 나거나, 그르릉거리며 눈을 가늘게 뜨는 고양이만 보아도 가슴이 뛰던 시절이었다.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에 흠뻑 빠져 지내던 어느 날,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비디오를 본 시간처럼 내 인생을 통틀어 그렇게 짜릿하고 흥분되었던 때도 없었다. 용기있고 당찬 앨리스가 탐스러운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예쁜 소녀이고, 눈이 빨간 토끼는 정말 눈이 빨갛다는 것을, 입이 큰 체셔 고양이는 신비로운 줄무늬에 탐스러운 꼬리를 살랑거리며 사라졌다 나타났다 한다는 걸 애니메이션을 보고서야 알았다. 어른이 된 지금이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865년에 처음 출간되었고 그후 1951년에 디즈니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는 걸 알지만 말이다.



그렇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책과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살던 어린 시절에는 단순히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가 좋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 에디션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다시 읽어보니 풍성하고 깊이 있는 웅장한 이야기에 더 깊이 매료되는 듯하다. 또 애니메이션 속의 명장면들이 담겨 있어 앨리스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물론이고 모자장수와 3월토끼의 모습과 여왕과 카드 병사들의 모습도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함께 했던 유년 시절의 오랜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른다.



"여기서 나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겠니?"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고양이가 대답했다.


"별로 상관없어. 그게 어디든ㅡ." 앨리스가 말했다.


"그럼 어느 쪽이든 가도 되잖아."


"ㅡ다만 어딘가에 도착할 수 있으면 좋겠어." 앨리스가 덧붙였다.


"좀 많이 걷게 되면 어디든 도착하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p.93



"하지만 난 정신 나간 사람과 어울리고 싶지 않아." 앨리스가 항변했다.


"아, 그건 어쩔 수 없어. 여기 사는 우린 다 미쳤거든. 나도 미쳤고 너도 미쳤어." 고양이가 말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p.94


고전의 매력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그 재미와 감동이 끊임없이 샘솟는다는 점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온지 각각 150년과 7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변치 않는 재미와 감동으로 모든 이의 가슴 한 켠에 잠들어 있던 먹먹한 추억을 소환해낸다. 그 옛날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던 소녀는 또 다른 소녀의 어머니가 되었다. 긴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의 그 소녀인 나는 여전히 앨리스를 사랑한다. 내 무릎에 앉아 두 눈을 반짝이며 앨리스의 이야기를 듣는 딸 아이를 보며 또 다른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7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표지는 무려 1951년 개봉 당시의 오리지널 포스터라고 한다. 이밖에도 총 27점의 애니메이션 스틸컷이 담겨 있어 앨리스를 사랑하는 덕후들이라면 무조건 소장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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