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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르는 언덕
어맨다 고먼 지음, 정은귀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3월
평점 :

<우리가 오르는 언덕>은 22살의 흑인 여성 시인 어맨다 고먼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읊은 축시를 담은 스페셜 에디션이다. 이 시에 담긴 그녀의 청명하면서도 확신에 찬 목소리가 내 마음 속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책을 모두 읽자마자 그녀가 시를 읊던 취임식 영상을 찾아 보았고 이 표지와 똑같은 노란색 옷을 입은 당당하면서도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내는 그녀의 말간 영혼에 매료되었다. 노예의 후손으로 홀어머니가 키워낸 깡마른 흑인 소녀, 어맨다 고먼. 그녀는 어렸을 적의 언어 장애를 비롯한 수도 없이 그녀를 고난에 빠지게 했을 그 모든 것을 딛고 일어섰다. 희망과 긍정, 그리고 빛으로 직조해낸 그녀의 시는 불확실한 오늘로 불안한 우리에게 다가올 내일은 희망에 가득차 있다고, 명징하게 선언하는 듯하다.
"이 끝 모를 어둠 속에서, 우리
어디에서 빛을 찾을 수 있을까?
상실을 껴안고 우리, 바다를 헤쳐가야만 하네.
<우리가 오르는 언덕> p.13"
"이제 우리 힘차게 말하네:이 재앙이
우리를 굴복시키는 게 가능하기는 할까?
<우리가 오르는 언덕> p.37"
"하루가 다가오면 우리는 어두움에서 걸어나와
두려움 없이 타오르리니.
우리가 해방시킨 새로운 새벽이 밝아오네,
항상 빛은 존재하기에,
우리가 그 빛을 바라볼 용기만 있다면,
우리가 그 빛이 될 용기만 있다면.
<우리가 오르는 언덕> p.49"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장에서 낭독한 축시지만 많은 상황에 대입할 수 있는 시다. 많은 것을 잃고,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어둠 속 많은 것을 잃어버린 상실 속에 있지만 우리 마음 속의 빛과 희망을 잃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어둠과 상실도 우리를 굴복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끝 모를 어둠은 언제가는 끝이 날 것이다. 우리가 빛을 바라볼 용기만 있다면 그 빛이 될 용기만 있다면, 빛은 항상 존재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