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교양 - 일상에서 나를 살리고 살리는 최소한의 지적 무기
이용택.김경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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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존버'의 미덕이 요구되는 시대다. 무엇이든, 잉여보다는 부족함이 많고 누군가의 호시절을 보

며 자격지심과 동시에 언젠간 나에게도 올 좋은 때를 기다리며 버티는 시대. 이런 생존의 시대에서 만성적인 시간과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그 아무리 좋은 '필독서'라고 명명된 책이라고 해도 짬을 내기가 힘들다. 먹고 살기에도 바쁘기 때문에. 하지만 생존을 위한 독서라면 어떨까? 그런 의미에서 <생존교양>은 현대인들이 살아남기 위한 진정한 필독서이며 특히나 조직에서 오래도록 버티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곁에 두고 읽어야 할 필독서 중의 필독서임에 틀림없다. 말 그대로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살아 남기 위한 인문학적 지식들이 담긴 책이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고 하나의 글이 2페이지를 넘지 않아 지하철에서든 어디서든 시간만 나면 손에 들고 읽기에 너무나도 좋은 구성이다.

 

 

'앙주가망, 도그마, 콘클라베, 회색 코뿔소, 쿼런틴, 고르디아스의 매듭, 오컴의 면도날..등등' 안다고 말하기엔 좀 양심에 찔리고, 모른다고 말하면 부끄러워 조금 얼굴을 붉히게 되는, 어디선가 들어는 봤지만 어쨌든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너무나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핵심만이 경제적으로 담겨 읽는 내내 어쩜 이렇게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건지 감탄하며 읽었다. 저자가 기자 생활을 하는 30여 년동안 단어의 역사와 유래에 대해 꼼꼼하게 살피고 정리한 정치, 경제, 예술 등의 용어들을 바탕으로 펴낸 책이라고 하니 이 책의 기원을 알고나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책은 세 가지 파트로 나뉘는데 'part 1 나만 몰랐을 것 같은, part 2 어디서 보고 들은 것 같은, part 3 알아두면 쏠쏠할 것 같은'이 그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탄생한 말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내 기준에 무조건 맞추도록 상대방에게 무리하게 요구할 때 쓴다. 이것이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피해를 준다면 독단을 넘어 횡포나 다름없다. 만약 이런 기업 조직이라면 어떤 사업을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몸에 맞는 옷을 맞춰야 하는데, 옷에다 몸을 맞추라는 격이니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생존교양>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P.74"

 

 

"페르소나는 무슨 뜻일까. 원래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사용했던 가면을 뜻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타인에게 외적으로 보이고 싶은 자기 모습을 의미한다. (중략) 국가 간 외교 관계에서 쓰는 용어로 '페르소나 논 그라타'라는 말은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생존교양> 페르소나 P.64"

 

 

"미국 5대 부통령을 지낸 엘브리지 게리는 게리라는 엄연한 이름이 있지만 이보다 '게리맨더'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게리'에다 '샐러맨더'를 합친 말이다. 그의 이름에 괴물 샐러맨더가 붙여진 이유는 이렇다. 그는 주지사로서 1812년 상원 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구를 구획하게 되는데, 자신의 당인 공화당에 유리하게 하려고 기발한 결정을 내렸다. 자연적인 형태나 문화 관습 등을 무시하고 오로지 공화당이 이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선거구를 조정했다. 그렇게 조정된 선거구 모습이 샐러맨더와 같은 형성을 하고 있었다. 지역 언론이 이를 샐러맨더에 비유하면서 게리 주지사의 이름과 합성해 '게리맨더'라는 말이 생겨났다.<생존교양> 게리맨더 P.88"

 

시무식, 종무식을 비롯한 각종 모임에 가보면 상사들의 '한말씀'에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각종 용어들이 이책안에 빼곡히 정리되어 있다. 패스트트랙, 필리버스터, 게리맨더 등 자주 접했지만 정확한 뜻이나 기원을 몰랐던 단어들, 남들은 다 알고 나만 모르는 것 같은 단어들이 보니 어쩜 이렇게 반가운 마음이 드는 건지. 나 이제 이 용어들 아는 여자다?! 인생은 짧고 할 일은 많다. 하루하루 버텨내느라 남들은 잘만 읽는 필독서, 벽돌책, 인생책 책..! 그 책들 중에서 <생존교양>'존버'를 위해서 반드시 읽어야하는 필독서 중의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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