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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예약 - 나의 유럽 드리밍북
청춘유리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월
평점 :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일까? 영종대교를 건너면 바로 보이는, 들숨에 찬 공기를 들어마시고 날숨에 따스한 온기를 내뿜는 것 같은 인천공항, 가끔 멀리서 바라다보이는 공항이 생명체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아! 상상만 해도 설레이는 공항의 온기, 거기에 어느 항공사든 다 똑같은 맛인 것 같지만 왜 그렇지 맛있는지 모르겠는 기내식, 쓸 때마다 헷갈리는 입국신고서! 여행의 모든 부분들이 그리운 요즘이다. 세 아이를 낳고 기르느라 제대로된 여행을 못 가본지 벌써 7년째인 나에게 <유럽 예약>, 이 책은 펼치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설레임을 선사했다.
<유럽 예약>, 이 책엔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게 기대가 될 정도로 예쁜 사진들이 담겨 있다. 청춘유리님이 여행하며 간직했을 소중한 기억들과 그 시절의 그녀가 써내려간 찰나의 감정이 담긴 문장들을 공유한다는 건 참 기분좋은 일이었다. 무엇보다 '여행'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여행에 진심인 사람이구나 싶어 더욱 애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만 여행을 떠난다. <유럽 예약> p.55
큰 것을 얻으려 하면 뭔가를 잃어버려 가벼워지게 하고, 비우고 가면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채우게 만드는 것이 여행이라는 것을. <유럽 예약> p.55
중요하고 온전한 것들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채워질 때 비로서 완성되는 것이니까. <유럽 예약> p.61
우리는 가끔 나로부터의 탈출을 꿈꾼다. 내 육체와 정신을 내려놓고 오롯이 왔다 가는 마음으로만 사는 일 말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여행길에 오른다. <유럽 예약> p.211
우리가 자꾸만 여행을 떠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말하기 시작하면 정말 너무나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는 찰나의 행복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도록 걸어서 목도 마르고 다리도 아픈데 우연히 나타난 예쁜 카페같은 것들 말이다. <유럽 예약>에 나오는 여행의 이유는 좀 더 깊고 넓다. 역시 이 책을 쓴 작가는 여행의 참 맛을 아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 어쩌면 여행과 인생은 동의어일지도 모르겠다.
눈을 감고 뜨면, 다시 그곳에 있을 수 있을까. <유럽 예약> p.85
보고 싶은 기억은 마음이 연약해질 때마다 여기저기로 비집고 들어왔다. 분주한 조식당의 수저 부딪치는 소리, 이른 새벽에 일어나 짐을 싸는 옆 침대 여행자의 소리, 적적한 새벽 공항의 소리, 오래된 기차의 화장실 냄새까지도. 언젠가 또다시 그 소리와 냄새를 기억해 낼 때 다시 그 앞에서 있는 날이 온다면 두 팔 벌려 마음껏 안아 주고 싶다. <유럽 예약> p.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부대끼며 즐겼던 타국의 야시장, 몇 미터는 줄을 서 기다리던 전세계인들이 다 모인 것 같던 월드클래스급 맛집 등등 마스크없이도 다시 갈 수 있는 날은 언제고 분명히 온다! 그 날을 기다리며 미리 준비하자, 다음 여행지는 무조건 유럽이다! <유럽 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