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꽃도 감나무 그늘 밑에 있으면 영원히 꽃이 피지 않는다
김희성 지음 / 북랩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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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전업'작가가 아닌 분들의 글을 읽는 게 참 좋다. 다듬어지지 않은 듯 하지만 참신한 표현들에 자극을 받을 때도 있고 생업에 종사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쓴 글들도 많아 더 다채로운 감정을 읽어볼 수 있어 좋다. <함박꽃도 감나무 그늘 밑에 있으면 영원히 꽃이 피지 않는다>의 저자 역시 먹고 살아야 하는 까닭에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매일 조금씩 글을 썼고 그리하여 어엿한 한 권의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렇게 긴 인고의 과정을 거쳐 자신의 이름 석자가 박힌 책을 얻는 기분은 어떨까? 열 달을 품어 생명을 출산하는 기분과 비슷할까? 그 성취감을 잠깐 상상해보는 것만으로고 기분이 좋아졌다.
목차만 훑어보아도 참 재미있다. <지랄 같은 내 인생 p.37>, <웬수야, 알았냐 p.90>, <이 몸의 문학을 폄하하려거든 p.170>, <원리 원칙 같은 소리 좋아하시네p.172>, <소위 댁같은 사람 p.219>처럼 재미있는 제목으로 이목을 끈다.

인생이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빈 술잔과도 같은 것.

<함박꽃도 감나무 그늘 밑에 있으면 영원히 꽃이 피지 않는다> p.41

'종종 걷잡을 수 없는 나만의 외로움에 둘러싸여 곧장 주변을 돌아보고 주위를 둘러보아도 단지 보이는 것은 웬 낯선 사람들의 조롱 섞인 어조와 다소 냉소적인 반응뿐...(중략)...자고로 인생이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빈 술잔과도 같은 것, 모름지기 자기 자신을 거울삼아 등불 같은 삶을 살지어다. p. 42'

꿈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녔다.

<함박꽃도 감나무 그늘 밑에 있으면 영원히 꽃이 피지 않는다> p.149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고 올바른 길인지, 각자 저마다 서 있는 곳에서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p.149)

1972년도 출생으로 곧 하늘의 명을 깨닫는 나이인 지천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작가가 쓴 이 책은 열정으로 가득하다. 자신의 문학에 대한 '근거있는' 자신감과 꿈을 가지고 사는 삶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찬 이 책은 한 마디로 유기농 야채같은 건강하고 푸르른 맛이 난다.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 好之者는 不如樂之者니라. '라는 말이 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즐기는 사람이 낫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하다던 작가, 무엇에 능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무엇을 즐기는 사람은 절대 이길 수가 없다고 했으니, 앞으로 이길 일만 남은 것 같다. 다음 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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