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 초판본 비밀의 화원 - 191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박혜원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전의 매력은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마법의 샘처럼 재미와 아름다움이 끊임없이 솟아난다는데 있다. 2020년 8월, 영화 <시크릿 가든>이 개봉한다기에 20여년만에 <비밀의 화원>을 다시 펼쳐보았다.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어버릴 정도로 수백개의 방과 화원이 있는 미셀스웨이트저택, 그 곳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사건들과 사랑스러운 주인공들, 그들은 그 곳에 여전한 모습으로 그대로 있었다.

주인공 메리는 파티를 좋아하는 사교적인 어머니 그리고 존재감없는 아버지와 인도에서 살고 있었다. 옷 입는 것부터 먹는 것까지 제 손으로 하는 일 하나 없이 하인들의 시중을 받으며 길러져 버릇없고 고약한 성질의 메리는, 어느 날 느닷없는 콜레라의 유행으로 하루아침에 일가족을 다 잃게 되었다. 천애고아가 된 메리는 한 번도 본 적없는 고모부와 함께 영국의 미셀스웨이트저택에서 살게 된다.


검은 바다처럼 황량하고 드넓은 황무지의 끄트머리, 미셀스웨이트저택에 도착한 메리에게 고모부의 하녀 메들록은 머무는 방이외에는 접근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고모부가 사는 저택까지 왔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고모부 아치는 메리가 미셀스웨이트에 도착한 다음 날 바로 런던으로 떠난다. 가끔 메리의 방으로 와 시중을 들어주는 하녀 마사 외에는 홀로 방치되다시피한 메리, 그녀는 자물쇠가 채워진 백개의 방과 비밀의 정원이라는 수수께끼에 대해서만 몰두하게 되던 어느 날, 10년동안 땅에 묻혀있던 화원의 열쇠를 찾아내게 되고 또 밤마다 들리던 울음소리의 정체에 대해서도 밝혀내게 된다.

구김살없는 마사와 그녀가 들려주는 사랑스러운 가족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타인과 관계를 맺는 법,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는 법 등을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메리는 비로소 예의 괴팍하고 심술궂은 아이에서 잘 웃고, 잘 놀고, 잘 먹는 행복감에 푹 빠진 평범한 아이가 된 것이다. 굳게 문이 잠겨있던 비밀의 화원을 되살리고 자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낸 것처럼 메리는 콜린이 가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고립되고 단절되었던 콜린과 콜린의 아버지의 관계도 치유해낸다.


생각은 사람에게 햇빛처럼 이롭기도 하고 독약처럼 해롭기도 하다.

<시크릿 가든 : 초판본 비밀의 화원> P.386


메리가 가졌던 사람들에 대한 미움과 심술궂은 평가 같은 기분 나쁜 생각, 그리고 콜린이 방에 틀어박혀 생각했던 두려움은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했다. 하지만 마법처럼, 메리에겐 마사와 디콘이 나타났고 또 화원의 열쇠가 나타났다. 또 방에 틀어박혀 죽음만을 생각하던 콜린에겐 메리라는 아이가 마법처럼 나타났다. 매일 같은 우리네 일상을 조금 더 애정어린 시선으로 굽어본다면 어쩌면 그런 근사한 마법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괴상한 소리를 내며 부는 황무지의 바람이, 메리와 콜린의 폐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주고 건강과 입맛을 다시 찾아준 것처럼 말이다. 역시 100년넘게 사랑받아온 고전은 이유가 있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도, 언제고 다시 읽어도 재미와 아름다움은 그대로이다.


덧.


많은 사랑을 받은 고전을 초판본으로 출간하는 사랑스러운 출판사 더스토리가 내놓은1911년 오리지널 커버의 양장 <시크릿 가든 : 초판본 비밀의 화원>!!! 110년이나 된 표지인데도 너무나 멋스럽고 예쁘다. 18세기 영국 일러스트 작가 찰스 로빈슨의 오리지널 일러스트도 곁들어 원작의 사랑스러움과 매력이 배가되었다. <시크릿 가든 : 초판본 비밀의 화원>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소장가치가 충분하기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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