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 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밥상머리 교육의 비밀, 개정판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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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쏟아져나오는 값비싼 영유아용 교구, 전집들 아니면 교육에 주도적이고 열성적인 '엄마'를 부르짖는 수많은 엄마표OO, 1일 1동화책이라도 읽히자는 유아독서의 중요성을 제창하는 많은 온라인카페들. 나는 이런 것들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먼저 우리의 밥상은, 식탁은 어떤 풍경인지 먼저 되짚어보아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의 밥상'은 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시간에 쫓기는 워킹맘들이나,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덜 넉넉한 전업맘들에게나 밥상은 가족이 최소한의 에너지를 보충하는 장소로밖에 치부되지 않을 것이다. 밥상에서 굼뜬 아이들을 채근해 유치원으로 다시 학원으로 돌리거나, 남들이 다하는 사교육을 따라잡으려면 밥을 얼른먹고 교구를 하나 더 보거나  교재를 들여다보아야하기 때문이다. 각 가정의 사정은 다르지만 어쨌든 우리의 밥상은 홀대받고 있다.

하지만 영유아의 학습능력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의 언어능력의 차이는 부모의 재력, 교재교구, 독서환경의 차이와는 상관없었다. 단지 가족과 식탁에서 보낸 시간의 많고 적음에 따라 달라졌다. 즉 식사하는 자리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고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이와 관련한 자료 수집에만 2년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영유아기의 아이가 모국어를 배우기까지의 듣기활동, 흔히 엄마표한글을 하는 사람이 말하는 '인풋활동'은 약 5,475시간이 필요한데 따로 독서활동이나 학습지, 교구 등을 사용하지 않고도 식사자리에서 엄마와 아빠가 서로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인풋활동이 된다는 것이다.

영유아기의 언어발달뿐만이 아닌 아이의 전 생애기에 걸친 발달에 밥상머리 교육이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다.)

가족 밥상,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 식사 한끼의 가치는 아이들의 인생 전체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지금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가족 간의 유대감, 미래에 대한 꿈, 역경을 이겨낼 동기를 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바로 밥상머리이다. 성공한 CEO인 제프리 폭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한국인 최초 노벨상을 수상할 유력한 후보자로 점쳐지는 유룡 교수 등 많은 이들이 왜 밥상머리 교육을 강조하는지 주목해야 한다.

솜씨좋은 엄마가 부엌에서 오래도록 머물러 거하게 차린 밥상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배달음식을 차려놓고 먹더라도, 외식을 하더라도 온 가족이 모여 부모 세대의 지혜와 관심을 아이들과 나누는 것, 매번 유쾌하지 않더라도 서로 부대껴 갈등을 겪으며 좋은 방향의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과 그 방법을 배우는 것,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 정이 넘치는 풍성한 대화를 나누는 것 그것이 진정한 밥상머리 교육이다. 

옛 말에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요즘은 온 마을은 고사하고 엄마와 아빠조차 없이'학원 뺑뺑이'라는 시스템이 아이를 키우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엄마 아빠의 노동력이나 희생이 아이의 밥상에서 부모가 부재함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밥상이 주는 물리적 정신적 온기를 아이와 나눠보자. 처음은 어색할지라도 날이갈수록 가족의 대화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고 그러면서 견고해진 가족간의 사랑은 아이가 그 어떤 역경속에서도 단단하게 견디어내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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