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런 게 아니에요 -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의 성장 이야기
호리우치 타쿠토.호리우치 유코 지음, 송후림 옮김 / 북앤에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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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ADHD와 자폐스팩트럼장애를 가진 아이와 엄마가 함께 쓴 책으로 24년동안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입학하고 취업을 하기까지 일어난 사건들을 담았다. 평소 발달장애에 대해 궁금하기도 했고, 큰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 장애아 통합시설이라 세 명의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같이 생활을 하고 있어서 관심이 가게 되어 읽은 책이다.



우리나라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총 7회의 건강검진을 무료로 지원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발육지연, 과체중 등의 아이 성장과 발달이상을 조기 발견해 치료를 하면 예후가 좋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내 주변에도 36개월 전후의 아이들이 발달장애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의아했던 부분은 아들 타쿠토가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것이 초등학교 2학년때라는 점이었다. 요즘은 맘카페에서 '28개월인데 말을 잘 못해요. 30개월인데 몇 가지 단어만 말할 줄 알아요, 우리 아이 발달장애일까요?'와 같은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나 역시 큰 아이들이 말이 늦어 긴장했던 기간이 있었기에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엄마, 그런 게 아니에요>를 읽고 나서는 어쩌면 발달장애 치료를 위한 기계적인 검사와 치료 절차에 의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달장애는 그냥 하나의 일면일 뿐, 그 아이의 전부가 아니다. 타쿠토의 엄마에게 있어서 타쿠토의 발달장애는 단지 하나의 특별함이었고, 그런 특별함을 안고 삶을 살아나가는 타쿠토를 보는 것이 행복했다고 회상하고 있다.



타쿠토는 대학교에 입학해 현재는 취업을 한 상태이며 4남매 중 역시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다른 형제는 결혼을 했다고 한다. 타쿠토의 엄마인 유코는 (이렇게 발달장애를 가진 두 아이를 포함해 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일은 '항상' 있었겠지만) 아이가 부모의 그릇을 넓혀주려고 이것저것 하고 있는 거라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성장시켜 주고 있어 고맙다는 생각으로 아이가 자라나는 것을 즐겨왔다고 하는데 아마 나는 성격상 그런 마인드를 가지지는 못할 것 같다(ㅠㅠ).

타쿠토가 자신의 장애를 회피하지 않고 마주보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사랑을 듬뿍 주며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유코 역시 아이의 특별함을 소중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평범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던 듯 하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그렇겠지.



하지만 엄마 유코는 타쿠토가 길을 찾을 때까지 잔소리를 한다거나 하지 않고, 다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취미도 즐기며 타쿠토의 성장을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봐왔다.

타쿠토는 발달장애아 특유의 고집으로 등교거부를 하는 등 멈춰서는 일이 많았지만 다시 한 걸음 내딛기 위해 노력했고 24년이라는 기간동안 조금씩 성장해왔다. 그는 자신이 장애를 극복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여전히 과잉 행동을 하고 도망가기도 하지만 자신의 장애를 마주보는 방법을 깨달아 이것을 무기로 자신의 삶을 동경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걸어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책은 끝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확실히 내가 이 때까지 살아오며 겪어 왔던 것과는 다른 차원의 힘듦이다. (한 번 웃자 ㅋㅋ)그러나 동시에 차원이 다른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내 삶에 있어서 중차대한 존재인 아이들을 키우면서 성장에 따른 변곡점을 만날 때마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육아의 한 수를 배울 수 있었던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멈춰서 있는 것같지만 지나고 보면 그것조차 다른 의미의 성장하는 중임을 꼭 기억하고, 육아의 전 과정을 즐길 수 있기를, 그런 그릇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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