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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 아저씨의 보물찾기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32
카테리나 고렐리크 지음, 이주희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2월
평점 :
우리 아이에게 보물은 무엇일까요?
<두더지 아저씨의 보물찾기>을 보고나니, 문득 우리 아이들의 보물은 무엇일지 너무나도 궁금해졌어요. 어린이집갈 때마다 귓속말로 "엄마~ 공룡가방에 들어있는 거~ 엄마는 봐도 되는데 동생은 주면 안돼~"라며 몇 번이나 당부를 했었던 모습이 떠올라 공룡가방을 슬며시 열어보았죠.
자동차장난감 2개와 공룡모양 립스틱, 그리고 엄마가 코팅까지 직접해서 만들어준 동그란 딱지. 어른들의 잣대로 보면 돈으로 교환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요 사랑스럽고 귀여운 녀석이 그렇게 애지중지했던 이유는 엄마는 모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는 거겠죠?
<두더지 아저씨의 보물찾기>에서 두더지아저씨는 오소리 선생님이 읽어주었던 책의 내용을 생각해내고는 '보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보물을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보물을 찾으러 나선 이유도, 추운 겨울동안 아이들 먹일 것이 부족하다는 뾰족뒤지 아주머니의 이야기 탓이었겠죠.
몇 백년전에 왕이 사용하던 왕관과 왕홀, 왕의 황금도장, 해적들의 금화, 눈부신 에메랄드, 진주. 두더지아저씨에겐 그저 '누렇게 변한 쇳조각, 그냥 동그란 돌멩이'에 지나지 않는 것들에 지나지 않았죠. 두더지 아저씨가 찾는 보물은 아닌 것 같았지만 아저씨는 그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떠올리고는 하나씩 챙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하루종일 보물을 찾느라, 또 사이사이 만난 겨울잠 못자는 곰에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곤경에 처한 닭들을 구해주느라 기진맥진해진 두더지아저씨에게 어디에선가 슬프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과연, 슬프게 흐느끼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그리고 두더지아저씨는 결국 보물을 찾게 될까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두더지아저씨는 결국 보물을 찾고 말죠. 하지만, 어떻게 찾게되는지는 꼭 아이들과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요.
아이들이 원하는 것과
내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좋은 것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아.
아이들과 좋은 곳에 가고싶어 장장 3시간동안 차를 타고 여행을 갔던 적이 있어요. 엄마가 준비했던 여행지를 모두 방문했지만 그 중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곳은 예상치도 못했던, 리조트에 조그맣게 딸려있던 놀이터였어요. 그 당시 신랑과 "아이들이 원하는 것과 내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좋은 것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아"라고 이야기한 것이 이 책을 읽으니 생각나더라구요. 두더지아저씨에겐 그 어떤 보물도 친구다 더 소중한 것처럼, 아이들에게 그 어떤 것도 즐거움보다는 소중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네요. 아이들과 마주앉아 소중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보시기를,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이지만(가정보육 50일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