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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걱정 가게 2 - 걱정이 없는 게 걱정 ㅣ 샤미의 책놀이터 14
이수용 지음, 민키 그림 / 이지북 / 2025년 1월
평점 :
걱정이란 이름의 씨앗을 키우는 법
아이의 작은 고민이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문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른들에게는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연호에게는 짝사랑하는 친구 앞에서 꼴찌를 하는 게 인생 최대의 난제다.
<행복한 걱정 가게 2. 걱정이 없는 게 걱정>은 이런 연호의 고민에서 출발한다.
달리기 걱정을 해결하고 싶은 연호는 분홍 머리 아저씨가 운영하는 신비로운 가게에서 특별한 선택을 한다. 하지만 정작 그 선택이 새로운 걱정을 불러오면서, 연호는 걱정이란 게 단순히 없애버릴 대상이 아니라는 걸 배워 간다.
책은 걱정을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보지 않고, 그것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힘이 될 수도 있음을 따뜻하게 풀어낸다. 연호가 걱정을 없애고 싶어 하지만, 그 걱정 덕분에 스스로 변하고 성장하는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생각하게 만든다. 게다가 연호가 부러워했던 다온이 역시 연호의 장점을 동경하고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리 각자가 가진 단점과 장점이 다르고, 그것이 관계 속에서 서로를 보완해 준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한다.
걱정을 무조건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 걱정을 통해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부모들에게도 “내 아이가 걱정이 많아 보일 때, 그 걱정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했던 건 연호가 ‘걱정이 없는 게 걱정’이라는 새로운 고민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올해 초등 3학년이 되는 딸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우리 아이도 때때로 이런저런 걱정을 입에 올릴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부모로서 ‘걱정하지 말라’고 다그치기보다, 걱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또한, 연호가 자신을 바꾸려 애쓰지만, 결국 다온이는 있는 그대로의 연호를 좋아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아이들이 자존감을 키우는 데 있어 중요한 건 외적인 변화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마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부모에게는 성장과 자존감에 대한 깊은 생각거리를 선물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