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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함부로 만지고 훔쳐볼까? - 성추행범의 심리를 완벽하게 꿰뚫어 보는 법
사이토 아키요시 지음, 서라미 옮김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쓴 책. 성추행하는 남자들. 그 이유와 해결방안을 다룬다.
명쾌하고 문장이 실용서처럼 쓰여서 1시간만에 완독. 일본어 원서제목은 남자가 치한이 된 이유.
가해자 교육을 하는 사람이나 피해자 지원자들이 봐도 좋겠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나 폭력문화를 고찰하려는 사람들은 한 번쯤 봐두어도 좋을 듯. 다만 내가 크게 동의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
의존증(알콜,약물)과 마찬가지 특성을 지닌 성의존증환자=성추행가해범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는 성추행가해범=성의존증으로 해석하는데, 많은 가해범을 만나서 실제 진실에 가까운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동의는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의존증이 자신에 대한 공격, 자해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고, (타자에 대한 공격은 의존증이 심할 때 나오는 현상인데. 성추행가해범은 자신에 대한 공격, 자아에 대한 공격에서 비롯된다고는 절대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이 책을 읽은 후 매우 마음에 걸렸고 전반적으로 좋은 내용의 책이지만, 내용상 중대한 치명적 오류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별3개로 평가절하했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전철서 하루에 12명 성추행 피해건이 발생한다는 통계로는
성추행의 실태를 파악할 수 없다. 성추행은 드러난 것 보다 훨씬 많다.
저자에 따르면, 그것은 가해자 1인이 성추행하는 사람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미국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것인데 상세히는 책 참조바람) 한국에서 이런 통계를 낸다면, 비슷할 것 같기도 하다. )
처음 스릴(?)과 쾌감(?)을 맛본 뒤 성추행 가해남의 행동은 점점 상승한다.
피해여성(피해자)이 얼어붙은 반응(신체감각의 안전을 위협, 침해당하고서 보이는 반응)을 보이는 것(또 성추행 피해로부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매우 심각한 스트레스 반응 및 피해로 이어지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먼저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첫 가해 시 제대로 된 대응인데, 첫 가해 때 처벌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 경찰이나 사법에서 2차가해가 쉽게 일어나며 이것은 가해를 부추긴다는 점.(일본도 한국과 비슷한 듯).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되풀이하는 경향이 있는 이들을 의존증을 겪는 이들에 빗대어, 해결책을 찾아가는 부분이 매우 흥미롭다. 실제 저자가 진행한 바 있는 가해자 교육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틀에 박힌 반성문만 써대는 이 성추행가해남들을 뜯어고치려면, 즉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진정으로 자신이 잘못했다고 느끼게 하려면, 처벌과 지속적 교육 특히 폭력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성추행은 폭력이므로, 이를 강요로 교육해서는 잘 되지 않으므로 그룹미팅 등을 통해 질문과 답을 통하여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들을 수정하게끔한다.
또 성추행 판타지를 부추기는 포르노 등을 보지 않도록 하고, 성추행가해남들이 평균적인 남성보다 훨씬 자위횟수도 많기 때문에 일정시간 자위도 자제시킨다는 점도 흥미롭다. (스스로 자제가 안 되고 이미 병적임. 알콜의존증을 가진 사람도 알콜을 끊게 하는 것을 그대로 적용. 위에 자조그룹 미팅서도 얼마나 병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해남이 다른 가해남의 이야기를 듣게 해서 스스로 깨달아가도록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