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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지성으로 이해하라
박명룡.박담회 지음 / 도서출판 누가 / 2006년 5월
평점 :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윤리에 대해 좋은 얘기라고 생각하지만(기독교인들이 그것을 행하느냐와는 별개로) 기독교 신앙이 진리인가, 성경 속의 사건들이 진실인가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 해 기독교인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그런 이들을 대하여 기독교인들은 대개,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요하거나 더 이상 해 줄 말이 없어 입을 다물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사실 창조론을 믿으면서도 과학교과서는 진화론에 장악되어 있는 현실에서 어찌 생각하면 그것이 훨씬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 같아 창조론과 진화론 얘기가 나오면 슬그머니 논쟁에서 발을 빼는 것이 대부분 기독교인들의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답답했다. 창조과학회 같은 데서는 뭐라고 하는 것 같던데...하며.
기독교야말로 이 세상의 모든 종교들 중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종교라는 사실, 기독교 신앙을 합리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믿을 만한 복음'을 "가장 믿지 못할 것을 억지로 믿는 것이 믿음"인 양 잘못 가르쳐왔다는 것, 그래서 이러한 한국교회의 반지성적 신앙 양태를 "지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카이스트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어느 형제가 아내 때문에 교회를 나가주기는 하지만 성경이 진리임을 확신하지 못 하다가 이 책의 저자인 박명룡목사님을 만나 기독교 신앙이 진리인지 아닌지에 대해 얘기해 보자는 제안을 수락하고 6번의 만남 후에 확신을 갖고 세례교인이 된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다. '생물학 박사가...?' 귀가 솔깃, 눈이 번쩍.. 그 만남에서 나누었을 비밀(?)의 이야기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으리라 생각하니 많이 기대가 되었다.
약 450쪽의 얇지는 않은 분량이고 논리학과 과학 용어들도 좀 많이 나와 꽤 골치가 아플 듯 하였으나 의외로 쉽게 읽혔고 너무 재미있었다.(나는 문과 출신) 특히 2부는 철학적 논증, 과학적 증거들(열역학 법칙도 나오고),지적 설계,도덕성의 기원을 담고 있는데 쥐덫을 예로 든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 강아지가 타이프 치는 '특정된 복잡성' 이야기 같은 것은 멋도 모르고 진화론이 더 맞는 얘기 같다고 느끼면서도 뭔가 껄적지근했던 나의 무릎을 치게 했다.
3부에서 다룬 '예수님은 역사적 실존 인물인가'에 대한 고찰 역시 일반 종교의 문서와 역사성을 살펴본 후 성경의 역사적 신뢰성은 그것들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서도 과학적,역사적 증거들을 다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종교도 많은데 왜 기독교를 믿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답을 주고 있다. 물론 마지막 장에서는 복음을 제시하고 있고.
단숨에 이 책을 읽고 솔직히 내 안의 시끄러운 소리들은 잠잠해졌다. 내 의문들은 풀렸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제는 찬찬히 읽고 대답할 것을 잘 예비하여 기독교는 진리임을 밖으로 말하고 싶다.
'긍정의 힘'도 '내려놓음'도 '목적이 이끄는 삶'도 너무 너무 잘 읽었지만 이 책들이 어느 정도는 부드러운 이불과 같이 나를 쉬게 했다면 '기독교! 지성으로 이해하라' 이 책은 나물잡곡밥처럼 꼭꼭 씹어먹어야 하고, 씹을 수록 맛이 나고, 혈당을 급히 올리지 않으면서 든든하게 몸을 채워 주고 있다고 비유하고 싶다. 아무도 끌리지 않을 것 같은 제목과 커버 디자인이지만 이 책이야말로 진흙 속의 진주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자신이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믿는 이 땅의 '남자'들과 특히 과학도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들의 아내들을 비롯하여 그들에게 대답할 것을 예비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