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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순간 ㅣ 마음그림책 17
실비아 크라훌레츠 지음, 최성은 옮김 / 옐로스톤 / 2023년 11월
평점 :
행복하다에서 행복하자로
내 안에서 서로 안으로 뻗어가는 그림책을 읽는다.
도로시가 가는 여정
한 발 한 발 내딛는 벽돌길에
찰나의 기분, 스쳐보낸 행복의 순간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방법을, 방향을, 동행하는 친구를, 위험을, 모험을 맞이하며
도로시를 훑고 지나간 바람처럼 잠시나마 행복도 나를 감싸고
나를 거쳐 지나감을 당시의 도로시 마냥 생각한다.
실비아 크라훌레츠의 <행복의 순간>.
부드러운 크림색 바탕에 가느다란 검정색 선,
순간의 획은 가늘지만 다양한 모양과 모습일 것만 같다.
순간에 스민 내 행복의 형태일수도 있겠다.
그림책은 순간이 가져온 깨어남(깨우침도 깨달음도 아니다. 내면의 심봉사가 '어디 얼굴 좀 보자' 하고 눈을 뜨는 기분이기에)을 단색의 펜으로 그린다. 한없이 진지하고 치밀한 그림들, 그러나 위트를 잃지 않는 그림으로 깨어난 현장을 그리고 있다.
치타가 달리고 있다. 눈물선이 선명한 치타. 치타의 슬픔은 조금 되어 보인다. 울음의 단계, 격정은 지나가고 진정되어 가고 있는 구간이다. 치타의 등을 지나 꼬리, 무언가 매달려있다. 떨어질세라 두 손 아니지 두 발 꼬옥 꼬리를 쥐고 휘둘리는 토끼와 그런 토끼를 따라 온 듯한 원숭이가 보인다. 치타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르는 듯 하지만 곧 느낄 것이다. 자신의 끝, 묵직한 무언가를. 돌아보며 안도할지도 모른다. 울고난 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말이다. 그리고 피식 웃겠지. 슬픈데 황당무게하고 웃긴 상황이라니 하면서 말이다. 行하다가 幸하며 함께 杏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라니. 순간이 행복으로, 시간이 삶이란 카메라 속 한장으로 남을 그런 사진같은 시간이 점점히 찍힌다. 나의 슬픔의 끝, 가만히 귀 기울여주고 따스한 대화과 포옹으로 품어주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아 행복하다.
행복하다에서 행복하자로 아는만큼 전하고 싶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고 내가 받은 걸 다시 내어주는 행복의 순간, 그 순간의 버튼을 자주자주 눌러야겠다. 행복의 빈도를 넓혀 삶의 반도 위로 펼치고 싶다. 행복하다 이제 행복하자. 지금은 그런 순간이다.
행복하다에서 행복하자로 순간이 영원으로,
오래도록 함께하고픈 말. 한 해의 끝자락, 아니 시작에
권합니다. 행복하자. #행복의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