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 마음그림책 14
클레르 르부르 지음, 미카엘 주르당 그림, 신정숙 옮김 / 옐로스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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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여섯시를 알고 있다.
한국의 소도시 속 어느 마을 속 작은집 속 나는 매일 새벽 여섯시
그림책과 노트, 펜을 들고 앉아 있다. 하루와 해님에게 첫인사를 하기까지의 나만의 의식이다.
그림책은 한국 아닌 파리의 작은 마을을 비춘다. 나니아의 옷장 속처럼 집 속 나는 그림책이란 옷장을 통해 집 밖의 풍경과 하나가 된다.
나는 의자에 앉아 정적으로, 그림책 속 남자는 자전거에 앉아 동적으로 서로의 새벽길을 펼쳐준다. 자전거길을 따라 살아있는 생물들이 비춘다. 깨닫는다. 햇빛, 지면을 박차고 솟아올라 화살쏘듯 발사되는 그 노오란 빛은 해 뿐 아닌 이 땅이, 걷는 길이,눈뜨는 생물들이 품고 있던 어제의 해의 기운라는 걸. 어제의 해가 오늘의 해에게 바통을 넘기며 첫인사를 한다. 해가 떠오르는 한 가운데 있는 나를 통해. 새벽 7이 눈비비며 일어나는 모든 이들에게 안녕 안녕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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