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The World of Eric Carle
에릭 칼 지음,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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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함께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소년과 소녀는
함께 놀고,
함께 달리고,
함께 춤추고,
소곤소근 비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혼자가 되었어요.
"보고 싶어. 그 애가 어디에 있든 꼭 찾아낼 거야."
- <친구> 중에서

나와 아이는, 친구들이 있어요.
아이가 아기였던 시절,
아기는 아기와
엄마는 엄마와
서로서로 친구가 되었어요.

우리 둘 다
태어나서 처음 본 사이였지요.
아기들은 세상에 처음 나와서
엄마들은 아기와 함께 새 세상을
처음 마주해서, 어리둥절 어쩔 줄 몰라했지요.

딱딱하고 날선 세상이
부드럽고 동그란 세상으로
온 몸으로 놀아본 사이들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함께 할 줄 알았지요.

갑작스런 이사 결정, 벼락맞은 듯
울던 우리.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질까봐
그것보다 언제나 한달음에 달려가 껴안을 수 없어서 눈물만 뚝뚝 흘렸지요.

그러나
책 속 소년처럼
서로 안의 자석이 작동하는지 우리는
각자의 둥지에서 살다가 훌쩍 날아가
우리만의 들판, 우리만의 호수를 여기저기 만들고 있답니다.

라봉이(친구)와 귤(두찌)의 세상이 넓어지고 있어요. 우리의 세상도 환해지고 있어요.
친구라는 보이지 않는 끈이
이 끝은 나와 아이, 저 끝은 너와 아이
우리를 밀고 당기고 묶고 풀어주며 그 사이에서 실컷 즐기고 있어요.

잠시 떨어져도 끊어진 게 아니야,
서로의 끈에 걸린 보석을 나누는 즐거움도 있는거야 하고요


에릭 칼 작가님의 이야기 속
소년, 소년의 뛰는 마음, 소년의 몸을 움직이는 '너를 만나고 싶어' 라는 달음박질하는 걸음. 헤어진 후에 궁금해 마음에,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리는 사이,
친구를 생각해 본 그림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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