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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갈래 ㅣ 알맹이 그림책 64
아나이스 보즐라드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5월
평점 :
나혼자갈래
나는 그림책을 펼치고 흐뭇했다.
이것은 여행의 이야기, 현재를 살며 미래로 나아가는 나의 이야기처럼 와 닿았다. 기대와는 다른 기분, 몸과 함께 무거워지는 마음, 드러누워 이불킥하지만
그렇다고 뒤돌아갈 생각은 없고, 언제 그랬냐는듯 이세상 전부인듯한 사람들과 한바탕웃지만, 잠시후 혼자 견뎌내는 밤이 되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당장 다시 책을 펼쳤고, 로랑이 나인냥 내가 로랑인냥 낭독을 해, 나의 여행 친구들에게 공유했다.
"이거 사는 이야기구만."
"삶은 여행이지."
"떠나왔지만 또 떠나고 싶네."
친구들은 즉시 답을 주었다. 299명의 친구들만큼이나 왁자지컬 으샤으샤 밤의 이야기를 펼쳤던 스무살의 그 때로 타임워프했다. 그리고 로랑의 엄마보다 더 큰 걱정을 가졌던 나의 엄마와 만났다.
이제 엄마는 내게 로랑의 엄마처럼 말한다.
당시의 엄마는 묻고팠으나 혹여 내가 돌아오지 않을까 꺼내지 못했던 말을 말이다.
"여행은 즐겁니? 너답게 즐기려무나."
나는 주변을 둘러본다.
로랑의 엄마가 되어, 나의 로랑들을 바라본다.
자아를 갖은 아이는 자기 답게 행동한다.
어떠한 행동은 내게 반하는거 같고, 어떠한 행동은 내가 반할 것 같다. 그렇게 둥글게둥글게 반복되는 나선을 여행하는 아이와 나. 로랑의 엄마처럼 나의 엄마처럼 엄마인 나도 마중 아닌 잠시 들러 아이의 안부를 묻고, 각자의 길을 갈 수 있었으면 한다.
사춘기 아이는 책을 읽고는
자기는 아직 집근처를 배회하는 로랑이라고 한다.
그림책은 아기 로랑이 청소년으로, 성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 같다며. 엄마는 로랑을 대견하게
여길 거라 말한다. 우리도 그렇게 될거라며.
P.S
아이가 꼽은 명장면은 로랑 옆에 또 한마리의 토끼가 나타나 슬적 앉는 장면이란다. 사랑에 눈 뜬 사춘기소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