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단의 목소리 1
정해나 지음 / 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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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단의 목소리

[왜 모든 일은 불시에 일어날까?

걔가 내 손을 잡을 줄 알았더라면
그 순간을 더 오래 기억할 준비를
하고 있었을 텐데. ]
-책 중에서

경기도에 위치한 기독교계 사립학교,
2인 1실의 기숙사.

이야기의 화자인 의영이과
이야기의 주인공인 선우는 룸메이트다.

우등생에 범생이,
성가대원이자 솔리스트,
신앙인.

매일 눕기 전 기도하는 아이,
찬송가와 CCM만 아는 아이,
집에 가길 꺼려하는 아이,
책은 그런 선우를 의영의 시선으로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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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도 같이 쓰는데
밥까지 자주 같이 먹게 되자
서로 숨길 수 없었던 것들이 있다.] P32

공간의 공유, 환경의 접점의 선상에서
서로 숨길 수 없었던 것들을
목격해도 놀라지 않고,
함께이기에 공유하지 않아도 되고,
인정 하는 사이, 스스럼없이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어간다.

자연스레 권유하고 자연스레 응답하며
너무나 다른 서로를 알아간다.

세상 음악과 안 세상 음악, 덜 세상 음악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세상의 안과 밖, 관계의 안과 밖을 읽어나간다. 학교 밖 각자의 모르는 세계, 새로운 세계를.

[당신의 신비로운 그 매혹적인 평온함을
당신을 따라다니는 그림자는 정말 아늑하네요]
-영화 Les Choristes (코러스)
삽입곡 la Nuit 중에서

[내 상상이나 꿈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비 현실적이고 아름다운 기억이라서
내가 좀 더 감성적인
열일곱이었다면 아마
눈물이 났을지도 모르겠다.]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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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야?"
"응...친구랑 첫사랑."]

담임 목사의 아들, 모범적인 아들,
정해진 모습, 정해진 미래,
어색한 웃음으로 자기를 감춘 선우 앞에

담임 목사의 아들, 이상한 아들,
노란머리처럼, 입에 문 담배처럼,
거침없이 자기를 드러낸 아이, 다윗이 나타난다.

[오래전에 잊어버라 그 명분을 위해 싸웁니다.]
- 사이먼 앤 가펑클 Scarborough Fair 중에서

[부모님의 종교가 나의 것이 아니다...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안 것이다.] P84

다윗과의 대화 속에서
선우는 일상을 벗어난 비일상을 경험한다.
생각 속에서 자신을 느끼며,돌아보기 시작한다.
채워지기도 하고 텅 비어버린 것 같은...

종교도, 사랑도, 사람인 자신도.

그리고 다윗에 대한 마음도.

[그녀는 나의 진정한 사랑이 될 겁니다
거기 있는 사람에게 전해주시오
그녀는 예전, 나의 진정한 사랑이었다고]

- 사이먼 앤 가펑클 Scarborough Fair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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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위에 서 있는
소년들, 그리고 그때의 나.

몸과 마음의 변화,
몸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마음,
나에 대한 몰 이해 속에서 타인에 대해 이해하려
고군분투 했던 사춘기 전장 속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전장 속
눈 앞에 펼쳐진 현상과 함께
마음의 눈 앞에 쏟아진 많은 질문들,
그에 대한 답을 나는 어떻게 구했는지
반문해 본다.

응답하라 외쳤던
사람,우정이든사랑이든, 세상이든.

속시원한 대답을 들려주는 이 없어
책으로 영화로 실마리를 조각조각 이어붙였던
그때를.

[너무너무
아름다운 너

아름다운 너에게선
체리 샴푸 맛이 나

부서진 마음의 조각에 널 묻어가고 있다고
왜 나를 사랑하지 않아]
-자우림 파애 중에서

당시 최선의
선우, 의영, 다윗, 주영을 생각한다.

고등학생 페퍼와
곧 다가올 미래 앞의 딸들을 응원한다.

안 세상 음악이 없듯
아니 생각, 질문, 답은 없다고.

P.S
다음권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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