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파는 아이, 곡비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김연진 지음, 국민지 그림 / 오늘책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눈물 파는 아이, 곡비
김연진 글
국민지 그림
오늘책

아이가 있습니다.
슬픔에 빠진 어머니가 그냥 '아이'라 불러서
아이에겐 이름이 없습니나. 그냥 아이.

장례가 있는 집에 찾아 가는 아이.
울어야 사는 아이. 눈물을 파는 아이.
아이는, 그리고 아이의 어머니는 곡비입니다.

곡비
: 양반의 장례 때 주인을 대신하여 곡하던 여자 종.
(출처 : 네이버어학사전)

울지 않을 삶을 살고픈 아이,
울고 싶은 날들의 연속인 현실.

죽은자를 떠나보내는 이를
눈물로 대신 슬퍼해줘야하는 직업의 아이이건만.
아이의 눈에선 눈물이 나오지 않았지요.

그러던 중 아이는
김 대감 댁 손자 오생을 만납니다.
양반의 자제이지만 투명인간 같은 오생.
김 대감 댁의 어느 누구에게도 비치지 않는 것처럼
무시 당하는 도련님을요.

책을 읽으면
➡️조선시대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정조의 일화, 곡비였던 하층민의 생활,
➡️당시의 형벌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를 떠나 친구가 될 수 있는 힘
- 눈높이와 공감-을 알아갑니다.
➡️삶과 죽음, 남겨진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추모의 의미를 알아갑니다.
➡️참으면 안 됩니다. 슬픔 마음을 달래는데 충분한 시간과 마음과 행동이 들어감을 압니다.
➡️울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울지 못하는 이들이 있음을 알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봅니다.
➡️삶도 죽음도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동들 - 먹고, 놀고, 슬퍼하고, 기도(기원)하는-을 찾아봅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는 이야기의 힘-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느낍니다.

마음에 남는 문장
아씨는 안으로 들어갔고 나는 밖에서 기다렸다. 절을 올리던 아씨는 엎드린 채로 일어나지 못하고 흐느꼈다. 문 앞에서 서성이며 아씨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마음이 이상했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 쌀쌀해졌다. 댓돌 위에 놓인 꽃신에도 그늘이 졌다. 그 옆에 앉아 대신 꽃신을 어루만졌다. 위로하듯이.p68

"인간은 자기보다 훌륭한 인간을 낳기 위해 산다지. 그걸 이뤘으니 여한은 없다. 다만 오생이 많이  울지는 않았으면 좋겠구나."
"걱정마세요. 제가, 같이 울어 줄게요."
나는 처음으로 곡비다운 말을 했다.p97


"임종도 못 지켰는데 장례도 못 치러 드렸어. 나는 이름 받을 자격이 없어."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이름을 가질 자격은 충분하지 않을까?"p98

오늘 누군가는 조용히 죽었고, 누군가는 울면서 태어났고, 누군가는 저렇게 웃으며 살고 있다. 어머니가 말한 인생이란 게 이런 거구나.p99

보아라. 신분은 높으나 낮으나 신을 신으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 신을 신는 사람은 모두 거기서 거기다.p130


슬프기도 기쁘기도 한 겨울과 봄의 중간 쯤에 서서 아씨의 꽃가마를 배웅하는 아이와
기쁘기도 슬프기도 한 지금 여름과 가을 중간 쯤에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내 아이를 기억하는 그런 책 입니다.

정조의 말 좋은 왕, 나에게도 좋은 왕
현실을 사느라 가끔 잊는 진실을 일깨워주는 아이들이 있음을 기억하며.

P.S
오늘부터 명탐정의 일러스트를 그린 그림작가님이에요. 하고 큰애는 단번에 신이 나 했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