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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인 서울 ㅣ 사계절 1318 문고 122
한정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3월
평점 :
변신 인 서울
한정영
사계절출판사
오전 7시 30분을 시작으로
다음날 오전 7시 30분 까지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
어느 날 아침, 불안한 잠에서 깨어났을 때,
반희는 자신이 손바닥만 한 토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p8
첫 문장에서 뇌리를 스치는 작품.
변신 인 서울 첫 페이지를 읽는 사람이라면 같은 마음일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악몽에서 깨어나자 벌레가 된 자신을 발견한 남자의 이야기.
마찬가지로
악몽에서 깨어나자 벌레 아닌 토끼가 된 자신을 발견한 남자 고등학생의 이야기.
1916년의 독일과 2020년의 한국.
혐오스러운 해충이 아닌
나름 귀여운 토끼로 변신한 주인공 역시
삭막하고 치열한 세상 속에서
쓸모없어지자
인격체가 아닌 물체가 되어
외면당하는 모습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계속 된다.
카프카의 변신과는 다른 결말을 기대한 나지만
페이지 마지막까지 안타까움의 숨을 토해냈다.
과거 1916년의 독일과 2020년의 한국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상황에서도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다르긴 뭘 달라? 1등만 대접받는 건 지금이나 그때나 다 똑같은 거야. 세상은 안 바뀌어! p91
가족 아닌 남(하숙생)에게 발견한 <변신>의 주인공과는 달리
가족(여동생)에게 발견된 <변신인 서울>의 주인공.
책 너머의 나도 여동생의 행보에 실낯 같은 희망을 걸었다.
"조금만 기다려. 언니가 구해줄게.“ p148
가족 간의 소통의 부재 속에서
“당신, 혹시 내가 모르는 거라도 알고 있어?”
“…….“
“말해봐! 도대체 무슨…”
여전히 엄마는 소파에 앉아 팔짱을 낀 채 묵묵부답이었다. 그리고 시선은 아예 이쪽을 향한 채였다. p130
쓸모로 인격체냐 물건이냐가 정해지는 작은 사회를 보여준 반희네 집.
“반지야. 그 물건은 이제 쓸모가 없어. 제발 이리 내. 어서!” p126
가면을 쓴 사람.
‘나’를 구해주길 바라는 ‘나’지만
스스로 ‘나’를 구해주지 않는 ‘나’
아무도 모르게 연기처럼 사라졌으면 좋겠어.
그러자마자 거의 동시에 뜻밖의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차라리 토끼였으면 좋겠어! p144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뺏으면 되는
양육강식을 넘어선
1등이면 모든 게 용서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
반희를 토끼로 만들어버린 건
반희 자신이고,
반희의 사람들이고,
반희를 둘러싼 세상이었다.
“난 1등을 해야만 쓸모가 있는 놈이야!” p116
7시 30분,
눈을 뜬 반희.
리셋의 세상, 변하지 않는 세상이라는 게
괴롭고 슬퍼서,
그래서 사람답게, 살 수 있게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행동하는 마음이 드는 청소년 소설 <변신 인 서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