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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쿵! ㅣ 다릿돌읽기
최은영 지음, 임희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0년 1월
평점 :
큰아이의 유치원 시절.
하원 시간에 찾아간 유치원 운동장에서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발견했지요.
‘OO이와 OO의 결혼식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엄마는 심쿵!
OO이는 우리집 큰아이의 이름이었어요.
서로 좋아하던 사이였던
두 아이가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소꿉 아니 결혼놀이를 했더라구요.
‘엄마 아빠도 모르게 결혼을 하다니!
하원 길 딸에게 살며시 얘기했답니다.
“다음번에는 엄마 아빠에게도 알려줘, 딸”하면서요.
시간은 흘러 흘러
작년
제 옆에서 무언가 끄적이는 딸.
엎드려서
무언가 열심히
딸의 모습에 호기심이 발동했더랬지요.
“엄마가 봐도 될까?”
해맑게 보여준 딸의 쪽지에는
‘나 널 좋아해’라는 메시지가 써 있었지요.
엄마는 심쿵!
딸에게 물었습니다. “이거 니가 전할 거야?”
네 그렇습니다.
엄마는 옛날 사람, 먼저 고백하기 주저하는 타입의 사람입니다.
딸은
친구들의 협조로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했고,
지금까지 사귀는 중이에요.
그 아이를 바라보는 표정, 말투, 태도.
엄마는 남의 아이를 본 듯한 느낌일까요?
두 사람이 심쿵했던 순간.
엄마인 저의 심쿵!
딸아이의 심쿵!
느낌도 충격도 전혀 다른 경험이었지요.
『심쿵』
책을 읽으며
페퍼와 미니가 던졌던 감탄사는 요런 것들이어요.
“우왁”
“어우야~”
“끄아아아”
“아악”
“어떻게 해~”
읽어주는 저는 점점 몰입하느라 눈이 뾰족해지고
듣고 있는 아이는 점점 입꼬리가 하늘에 닿을만큼 올라갔어요.
한참 읽어내리다가 발견하는 딸의 표정에
엄마는 자꾸만 “표정이 왜 그러지~?”하며 짖굳은 질문을 던지게 되지요.
초등학교 4학년 연우는
한빈 오빠를 좋아하지요.
한빈 오빠를 따라 오케스트라에 입단할 정도로요.
간지럽고, 달콤하고,
안타깝고, 너무너무 화가 나고,
뭉클하다가 다시 안도하고.
딸과 저는
몸을 배배꼬기도 하고,
이불킥을 날리기도 하며 연우의 심쿵한 이야기를 따라갔어요.
연우의 사랑은
절대 이상하거나 유치하지 않았어요.
연우는 진지했어요.
이야기를 읽다가
아이의 사랑을 지켜볼 나의 마음과 자세에 생각이 미치게 되더라구요.
사람의 마음,
사람의 인연은 내 생각만큼 되지 않을 때도 있기에
설령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지금은 좋으나 나중엔 다른 결과가 다가올지라도,
아이가 뒷걸음치거나 도망가지 않고,
마주하며 당당해 질 수 있게
지켜보고,
응원하고,
격려하고,
그러다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의 모든 심쿵(좋은 의미에서나, 나쁜 의미에서나)을 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요.
연우의 이야기를 읽으며 반응하는 제게
아이는 기쁜 듯이 “엄마 너무너무 재미있지!”라며 뿌듯해 하더라구요.
아이의 나이, 아이의 시선에서의 심쿵을 함께 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제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엄마의 심쿵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네요.
“이 이야기는 아라비안나이트만큼 긴 이야기인데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