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외국어 하기 딱 좋은 나이
아오야마 미나미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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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이신
나의 엄마는 일본어를 공부하신다.
나의 시엄마는 영어를 공부하신다.

두 분 모두
돌아서면 잊어버린다며 자신의 기억력을 한탄하시지만
매일 보고, 매일 말하고, 잊어도 그 다음날 다시 펼치신다. “배워서 뭐 하려고?”가 아닌
“그저 뭔 말인지 알고 싶어서”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두 분의 이야기다.

그런 두분과 닮아있는 책. 『60, 외국어 하기 딱 좋은 나이』
60대의 번역가는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멕시코로 떠났다.

60이 넘은 만학도의 외국어 공부는

1주일이라도 괜찮으니 잠깐 공부해 볼까 하고 외국어에 대해 좀 더 편하게, 좀 더 자유롭고 가볍게 접근하는 사람이 많았다. p37

학원이라는 네모난 상자에서
하루 종일 교과서와 노트를 껴안고
알알이 머리에 다 넣고자 했던 언어의 학습이 아니었다.

나이든 사람, 살아본 사람의
집어넣음이 아닌 스며듦의 언어,
말 뿐 아니라 말 하는 대상과 주변,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가 있었다.

서로 돕는 모습이 민첩하고 정확한 패스를 보는 듯 했다. p94
"M'exico es pobre
(메스코 에스 포브레 : 멕시코는 가난하다).“ p95

언어를 배우러 간 나라에서
나라와 사람을 관찰하고 알아가는 여행자

빨리 빨리
마주하고가 아닌 미디어로 소통하는 사람들 속에서

새삼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구식이지만
느리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오프라인의 삶.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돌아갈 이방인과 지금 이곳에서 살아갈 내국인의 현실이 느껴지는
두 문장이었다.

자동차 중심 사회인 멕시코에서 중요한 교통수단인 camio'n(버스)의 일화는
너무나 유명한 프리다 칼로와 알레한드로 카르타헤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알레한드로 카르타헤나의 Carpoolers
노동자들이 피곤한 몸을 실은 트럭과
그들의 머리 위에 펼쳐졌을 풍경을 나 역시
그의 사이트에 들어가 잠시나마 멕시코를 느꼈다.

단어를 정리하다 보니 문득 어린애들은 이렇게 해서 제 나름대로 또는 제멋대로 단어들을 관련지어 기억하고 어휘를 늘려 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를 습득 중인 아이들은 가끔씩 이상한 단어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니 단어를 잘못 말한다는 것은 언어를 열심히 습득 중이라는 증거인 셈이다. p113

문법 따위 겁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다. 문맥 속에서 말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문맥 속에서 이런 뜻이겠거니 추측했던 말들이 꽤 많이 맞아떨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아이들은 이렇게 해서 문법도 철자도 모른 채 언어를 습득해 가는 게 아닐까? p167 '일단 소리를 흡수하는거야.‘
어린아이도 말문이 트이기 전까지는 그저 주위에서 들리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뿐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p189 <아이처럼>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외국어도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어가 아닌 외국어다.
틀리는 게 당연하다. 모르니까 나름대로 언어 자체를 맛 볼 시간도 필요하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힘빼기를 해도 좋다는 느낌을 받은 문장이다.

어학원이 독자적으로 만든 학원 교재에서 과거형을 작성하는 과제를 통해 멕시코의 현대사를 무심한 듯 가르쳐 주는 방식에 무척이나 감탄했다. 어학 교육도 방식에 따라서는 어학 그 이상의 것을 전달할 수 있구나 하고 말이다. p151

멋진 어학원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어학원도 무심히 툭하며 깨어있는 역사를 알려주는 방법들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학교 안에서만이 아닌 학교 밖에서도, 사교육 현장에서도 깨어있는 어른들이 많아졌음 한다.
나 역시 그래야겠지만.^^ 책을 읽으며
반가운 단어가 나왔다.

manana(마냐냐)
소설 『난민, 세아이 이야기』에서의 마냐냐.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던 단어 마냐냐.

무척 반가웠다. ‘죽은 자의 날’에 대한 글을 읽으며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의 시끌벅적한 멕시코 가족의 장례식과 생일을 떠올렸다.

책에 소개된 노벨라를
유투브로 시청하고, 웃기도 했다.

작가가 만난 60넘은
외국어 동지들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추운 서울을 떠나 이주하고픈 한국인 김,
딸의 결혼을 계기로 스페인어를 배우러 온 잭 등

과학적으로는 미친 짓이라 해도
저마다의 동기로 그 미친 짓을 하고 있는 인생의 선배들이 있다.

내 인생에
할 줄 아는 언어는 다섯 개 였으면 좋겠다.

두 엄마들을 따라
나는 40, 외국어 하기 이른 나이에 도전하고 싶다.

#60외국어하고딱좋은나이
#아오야마미나미#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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