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 - 장애인의 성과 사랑 이야기
천자오루 지음, 강영희 옮김 / 사계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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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장애인들과
사진 작업을 한 경험이 있다.

하루, 단 한 장의 사진을 남기는 프로젝트였다.

장애인과 함께 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여서
긴장을 많이 했다.

나도 모르게
실수하지 않을까

무심결에
그들을 상처 입게 하지 않을까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함께 작업하는 선생님이 있었으나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두려움은 잠깐뿐
일주일에 두 시간
교실 안에서, 교실 주변에서
허락이 내린 후 외부에서
함께 걷고, 이야기 하고, 카메라를 통해 서로의 느낌을 나눴다.

그들은
때론 가볍게
때론 진지하게
때론 자신의 감정을 안고 있었다.

결혼한 사람도
결혼할 사람도
아직 짝이 없는 사람도
이제 막 연인을 만난 사람도 있었다.

나에게
자신들의 연애사, 가정사를
들려주곤 했고

연인이 생겼고
곧 결혼을 앞둔 나는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들을 만나기 전엔
장애인과 사랑
장애인과 결혼은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다.

저자 천자오루가 이야기 한 것처럼

나도
장애인들을

무성적인
천진한
어린아이 같은 존재로

내 안의 어떤 상을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장애인들과
사회복지사가 들려주는
그들의 사랑과 성에 관한
이야기는 놀랍거나 당황하기 보다는

다름과 같음을 알아가는 중요한 경험이었다.

우리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누리고자 하는 가치 있는 경험은 바로
‘신체의 접촉과 교감’이다. 주변의 감각을 차단한 채 오로지 신체적으로 나와 연결되어 있는 타인의 숨결, 온도, 목소리, 향기, 심장소리, 쇄골과 허벅지의 감각 같은 것. 가장 가까이에서 타인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시간. 우리는 바로 이런 접촉을 갈망하는 것이다. p13

"인생에서 가장 유일한 장애는 바로 부정적인 태도다.“ - 스콜 해밀턴 (피겨 스케이팅 선수)
장애 그 자체는 장애인에게 장애로 작용할 필요가 없지만, 사회적 조건과 문화적 편견이야말로 그들이 생존하는 데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p25
장애인을 짓밟히지 않도록 보호하려면, 성이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 생식 기관과 성별의 차이를 알게 해야 할 뿐 아니라 신체와 느낌, 행위, 인간관계, 성관계 등이 무엇인지 이해시켜야 제대로 된 성교육이라 할 수 있다. 가르치지도 토론하지도 않는 진공상태에서 덮어놓고 일방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라고 요구하는 건 그야말로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생각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p51

"잘 먹고 잘 자면 그것으로 됐지. 또 무슨 행복과 즐거움을 바라겠다고?“
장애인에 대한 무지와 멸시, 이것이야말로 장애인이 가장 소름끼쳐하는 적일 것이다. p75

아이들이 넘어지고 부딪히면서 걸어 나가는 길에 언제나 동행하면서 혹여 다칠세라 안절부절한다. 하지만 지지와 굴레는 때론 동전의 양면과 같다. 누구나 사랑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사랑받는 가운데 상처받는 경험도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그런데 왜 장애인에게만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가? p164

그들에게는 사랑은 너무나 요원한 일이고, 섹스는 더더욱 분에 넘치는 일이다.
이는 전적으로 그들의 생각이기만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집단적인 낙인이나 마찬가지다. p173

“모든 사람의 신체에는 한계가 있어요. 자신의 신체를 바꾸어 장애를 돌파하려 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더 잘 이해하려 해야 해요. 도움이 필요할 때 구할 수 있게요. 지금의 저는 예전보다 더 자신을, 제 몸을, 제 휠체어를 더 사랑해요. 무엇보다 제게는 내 아이와 가족을 별함없이 사랑할 힘이 있고요!” p209

무성.
소수.
욕구 없는.
젠더.
성적 자기 졀정권.
보호.
병약한 사람.
사랑 아닌 동정.
말할 수도 없고, 해 볼 수도 없는.

책을 읽으며
여백에 끄적였던 단어들.

내가 장애인을 바라보고,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 틀 같아서 씁쓸했다.

동시에
성장하고 있는,
언젠간 엄마보다 커버릴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눈 같았다.

장애인의 성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사람에 관해,
사람의 사랑하고픈 욕구에 관해
새롭게 ‘사유’를 하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나의 마음은 어떠한지
나의 마음은 어떤 태도를 갖고
사람을, 세상을 만나야 할지
조금 더 생각해 봐야 겠다.

샤오위의 남자친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장애인의 신체의 한계치를 알지만, 특별하게 대하지 않을거라는 말.

차이를 인정하고,
반짝이는 특별함(개성)으로 받아들이되
나의 마음과 태도에 있어 그를 특별하게 대우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살면서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삶은 그저 이해되어야 할 뿐이다.
이해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두려움은 줄어든다. - 마리 퀴리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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