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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아이 ㅣ 보림어린이문고
카타지나 코토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보림 / 2019년 11월
평점 :
잠자기 전
아이들과 함께 읽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햇빛이 잘 드는 앞마당에
나무와 꽃나무, 풀꽃을 심었습니다.
저 좋을대로 자라도록 배려도 잊지 않고요.
머지않아
찾아올 아이를 위해
정원 한 쪽에 부드러운 흙으로 된 빈터도 마련합니다.
그들의 염원과는 달리
남자와 여자에게 아이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슬픔과 함께
남자와 여자의 마당은 빛을 잃어갑니다.
“비록 우리가 낳지는 않았지만, 어딘가에 있을 그 애를 꼭 찾아야 해요!”
두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아닌 할머니’를 찾아갑니다.
할머니의 마음을 움직여보려고
남자와 여자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찾아갑니다.
할머니의 질문에
책을 읽어주던 엄마는 읽기를 멈춥니다.
가난하지만
아이에게 사랑, 진심, 그리고 자유를 줄 수 있다는 남자와 여자.
어른인 우리는 기다릴 수 있지만, 어린 아기에겐 기다릴 수 없는 시간.
곁에 엄마와 아빠가 있어야 한다는 말.
엄마인 저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아이에게 진심이었는지,
아이에게 아이가 원하는 자유를 누리게 해 주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구절이었습니다.
아이와 대면하기 직전,
어린이집(보육원)의 여왕님(원장님)에게 엄마는 질문합니다.
“우리는 한번도 우리 아기를 본 적이 없어요. 아기도 우리를 본 적이 없고요.
그런데 어떻게 서로 알아보죠?“
“눈으로 보지 마세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니까요.
대신 마음으로 보세요. 마음은 결코 실수를 하지 않는답니다.“
여왕님과 데리고 온 아이는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잔뜩 세운 아이입니다.
아이의 가시가 의미하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신체적 장애, 가족의 부재에 대한 마음의 상처, 버려졌다는 절망감, 세상의 차별과 편견에 대한 방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가면 (페르소나) 등. 아이 만이 아닌 우리 어른들의 가시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아이의 겉모습에 부정하고픈 마음도 잠시
아이가 내민 손을 잡은 여자는
아이의 손을 뿌리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빛에 비추기 시작한 마당있는 집
엄마와 아빠가 생겨도
아이에게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공포와 슬픔의 시간은
엄마와 아빠의 인내
아이와 환경의 마주봄으로
점차
용기와 자신감의 시간으로 바뀌어갑니다.
이제
엄마와 아빠에게
아이의 가시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 되어갑니다.
두 사람에게
아이는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존재니까요.
“엄마, 엄마가 나를 낳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정말 고맙게도 엄마 대신 다른 엄마가 너를 낳아주셨단다.
덕분에 네가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고, 우리가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거야.
아가야, 엄마는 너를 정말 사랑한단다.“
“알아요, 엄마.”
아이는 청년이 되고,
세 사람은 나들이를 갑니다.
그리고 아이는 하늘로 날아올라
멀리 멀리 떠납니다.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아이들은
마지막 장면에서 울어버립니다.
가시도 없고,
서로 사랑하는데,
왜 멀리 떠나느냐고 제게 물었습니다.
아이는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을 품고,
더 넓은 세상으로 사랑을 만나러 가는 거라고.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느끼고 싶은 것을 만나러 떠나는 거라고.
엄마 아빠는 이곳에 남아
그런 너를 응원하고,
네가 잠시 쉬어갈 쉼터가 되어주는 거라고요.
친정 엄마와 아빠도 생각이 났습니다.
사랑으로 맺어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 같았습니다.
함께하기에
어른이라는 생각에
일인분의 작은 사람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아이의 가시를
눈에 거슬리다며 뽑으려 하는 엄마인지
있는 그대로 품어줄 수 엄마인지
저 자신을
의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가족 뿐 아니라 내 주변을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