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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평점 :
빅 엔젤은 하느님과 협상 중이었다.
‘생일을 한 번만 더 보내게 해주세요. 제가 그 생일을 잘 보낼게요. 누구도 잊지 못할 생일을 만들 거랍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을 영원히 기억하겠죠. 하느님께서 베푸신 그 모든 기적을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그렇죠? 저처럼요. 그러니 저에게 하루만 더 주십쇼. 들으셨죠, 하느님. 하실 수 있잖아요.“ P117
빅 엔젤과 리틀 엔젤.
이름만으로는 아름답고, 고귀하고, 성스러울 것 같은 이름의 주인공.
하지만 페이지를 펼치자
생생한 욕지기와 함께 빅 엔젤과 가족들의 대사로 책은 펼치자마자 시끌시끌하다.
암 환자인 자신의 70세 생일 파티와 100세 어머니의 장례식.
장례식과 생일파티를 함께 하기로 한 빅 엔젤.
뿔뿔이 흩어져있던 가족들을 한 자리로 불러 모은다.
가부장제 사회,
늙음과 더불어 작아지는 아버지,
복잡한 가족사와 가족들간의 갈등,
밖으로는
소수자, 이방인으로의 삶,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서 받는 차별과 탄압 등
우리의 삶과 닮거나
우리가 몸담는 세상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들과 유사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는 특별한 놈이 아니야.
그냥 한 여자의 남편이고, 아이들의 아빠였지.
일하는 남자였고,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는데.” p101
참 많이 공감되는 대사였다. 10대에 꿈을 갖고, 20대에 세상에 나와 꿈을 실현하고, 30대에 꿈꾸던 세상으로 조금씩 바꾸는 인물이 되자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생각나게 하는 구절이었다. 하지만 한 사람, 한 남자의 여자, 두 아이의 엄마로서 세상을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는, 바꾸려 한다는 마음은 그대로이니까. ^^
애니메이션 『코코』를 통해 접한 게 전부라
소설 저변에 퍼져있는 멕시코의 전통과 문화가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나이의 앞자리의 숫자가 바뀌면서
죽음과 나 역시 뗄레야 뗄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그는 눈을 질끈 감고 자기 친구 데이브가 했던 말을 애써 떠올려보았다. 감사, 명상, 기도, 작지만 역설적으로 영원한 것들에 관심 갖기. 그는 일가친척 안에 영혼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말이다. 그 영혼은 식물을 심고 아침을 먹는 행위 속에 존재한다고 데이브는 말했다. 이건 싸잡아 다 거짓말이라고 빅 엔젤은 결론을 내렸다. p80
빅 엔젤처럼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이라면
이처럼 생각하지 않을까 상상해보았다.
친구 데이브가 주고 간 수첩.
감사할 거리들을 써 내려가는 빅 엔젤.
사람은
배우이자 작가인 박정민의 책 제목처럼
쓸 만한 인간인가 보다.
비 온 뒤의 야생화
심장이 벌어지면 자그마하고 밝은 씨앗들이 떨어져 나온다.
이제 와서야, 그는 자신의 수많은 능력 중에 시 쓰는 재주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P107
생의 남은 시간.
가족들은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욕과 농담을 섞어가며 모든 감정과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다.
“좋은 인생이었어.”
빅 엔젤과 비교해보니
나에게는 그보다는 남은 시간이 있다.
이 시간을
내 자신과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어떤 시간으로 만들어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 책이다.
2019년의 끝, 2020년의 시작
유한한 시간에 안타까워하지 않고,
유한한 시간 위를 잘 여행할 계획을 자 보아야겠다.
블레이드 러너
시간을 좀 더
시간을 좀 더
좀 더 p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