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삶이 될 때 - 아무도 모르는 병에 걸린 스물다섯 젊은 의사의 생존 실화
데이비드 파젠바움 지음, 박종성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구성 평점 5점



한 의사를 만났다.
주치의와 타 레지던트의 드레스 같은 길고 멋진 가운을 부러워하는 의대 2년생의 청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슬픈 얼굴에 기쁨을 돌려주고 싶어
더 많은 일을 하고 싶고, 실제로 많은 일을 수행하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의사지망생이었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이 항상 좋은 쪽만으로 가는 것만은 아니다.” P36

뇌종양으로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주인공은 의사의 길을 택한다.

엄마를 보살피던 담당 의사들처럼 환자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6개월간의 실습을 마치고, 2주간의 휴가를 얻은 주인공은 가족과 함께 한다.
그리고 그 기간 중 자신이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경험주의자다. 나는 내 눈을 믿는다.
우리는 그 과정을 믿고 증거를 믿는다.
그러므로 어떤 의사들은 직관이란 것을 받아들이기가 매우 어렵다.
자신의 직관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내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P68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다고 믿었던 그 역시
자신에게 무언가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을 감지한다.

세 번의 발명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그냥 다 내려놓고 싶은’(포기) 마음의 줄다리기를 하는 주인공.

잠시 혼자 있는 시간.
병실 한 
켠에 있는 전화기의 선을 바라보며,
자신의 우주를 마주한 주인공은 살기로 마음먹는다.

그럼 그날은 뭐가 달랐던 걸까?
바로 내가 달랐다. p150

삶을 위한 투쟁의 새로운 국면(또는 승리의 구간-내가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던)에서는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나는 새로운 행동방식을 만들고 싶었다.

“생각하라, 행동하라.”

쉼표가 중요했다. 마침표가 아니었다.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생각은 이렇게 하고 행동은 다르게 하는 식이 아닌, 어떤 걸 생각했으면 바로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중간에 멈추거나 할 필요가 없었다. p157

지금까지는 뭘 몰랐다. 그저 담당 의사들의 운이 좋기만, 가족들이 내 죽음에 잘 대처하기만 바랐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부풀어 오른 송장으로 기억하는 게 두려워 그녀를 극구 거부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내 몸 상태가 허락하는 한 삶의 주도권을 잡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특발성다중심캐슬만병, 즉 iMCD에 맞서기로, 그걸 내 적이라고 생각하고 상대하기로 했다. P165

희귀병에 걸린 환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발병의 활화산.
삶과 죽음의 선상을 달리는 마라토너.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병을 진단하고, 치료를 행하는 의사이자
병을 앓고, 치료를 받는 환자로
다각적인 시선과 사고방식, 그리고 몸과 마음의 경험으로
자신의 병을 추적하고 있다.

나는 수전 손택의 말, 우리 모두는 이중 국적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언젠가는 ‘질병의 왕국’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그녀의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내 병은 단순히 내가 보여주고 있는 증상들의 총합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주위의 세계와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였다. p138

건강한 나라와 병의 나라에 동시에 속한 시민.
이중국적을 공유한 경험으로 간신히 이해하는 타인의 고통.

건강한 나라와 병의 나라
병의 나라의 시민
병의 나라와 싸워 이길 수 있는 군대를 이끄는 자

나의 경험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
나를 중심으로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
생각하고, 행동하는 주체적인 ‘나’와 ‘삶’에 대해 생각해 본 책이었다.

“희망이란 수동적인 개념이 아니고 선택이자 능동적인 힘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과정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희망은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의학과 과학 분야에선 희망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꿈은 헛된 바람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이 된다. 희망이 삶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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