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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진화하는 페미니즘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평점 :
「82년생 김지영」은 이 땅에 태어난 여자가 감수해야 하는 개인의 영역만이 아닐 것이다.
조금 더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관점에서 페미니즘을 알고 싶은 마음에 책을 펼쳤다.
책은 저자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의 모음이다.
진화하는 영혼, 진화하는 페미니즘
1장 나는 내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기로 했다
P49
다른 식의 삶을 상상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익숙한 궤도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게다가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성공도 명예도 아닌 가족과 함께하는 삶에 있다는 거짓말(혹은 신화)을 우리는 수없이 들어오지 않았던가.
2장 우리는 쓰고 또 쓰는 수밖에 없다
P67
좋은 토론이 되려면 사회자, 촉진자, 발제자, 청중 모두 토론을 통해 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궁금한 것을 상대에게 확인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상대에게 반론하며 자신의 논지를 점검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질문을 명목으로 자기과시적인 연설을 하거나 선동하며 혐오 발화를 할 때 모두가 제지할 수 있다. 토론에 참여하는 이들은 적어도 자신들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걸 기대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p75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무엇이어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 세계 속에 동등하게 존재한다는 감각이 확고해질 때 비로서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사랑, 성, 가족에 대한 감각 역시 소유와 배타성에서 자유와 상호존중의 감각으로 바뀔 때 비로서 가족과 사회의 분할된 세계가 이어지지 않을까.
3장 피해와 가해의 디스토피아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82년생 김지영」 중에서)
어머니마저도 여성혐오의 대상에서 에외가 되지 못한다면, 가부장제 사회가 요구하는 성역할을 아무리 성실하게 수행하더라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욕을 당한다면, 그 역할에 몰두할 이유가 더는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이 돌이킬 수 없는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선택을 취소할 수도, 현재를 놓아버릴 수도 없는 김지영씨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자꾸 다른 여성으로 빙의하는 김지영 씨를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뭘까. 이것이 이 소설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질문이다. 그리고 김지영의 처지에 깊은 동질감을 느낀 동시대의 여성들은 그 대답을 페미니즘에서 찾았다.
4장 너무 쉬운 공감을 의심한다
P148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기쁨이건 슬픔이건 나누면 두 배가 된다. 그러니까 기쁨은 당사자가 가졌을 때 가장 순정한 기쁨을 오롯이 누릴 수 있고, 슬픔은 나눌수록 농도가 옅어진다. 그러므로 나눠야 하는 것은 기쁨보다는 슬픔 쪽이다. 하지만 당사자보다 더 많이, 더 앞서서 슬퍼하지는 말자. 당사자와 가족이 가진 슬픔은 있는 그대로 그들의 몫으로 남겨줄 필요가 있다. 아무리 함께 추모한다고 슬퍼한다고 한들 타인의 고통이 내 것은 아니다.
“나 일수도 있었다,”
공감이란 피해자의 용기를 기억하고 우리 모두 변화하겟다는 약속이지, 피해자 대신 피해자가 느꼈을 법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162
5장 여자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P210
다양성을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부터 인정하는 탈 근대적 주체일 때 민주주의는 언제나 실패하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실패하는 것이 당연한, 언제든 변화 가능한 장으로서 재고될 수 있다. 차이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순간, 우리는 누구도 서로를 대신해서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다음 과제는? 대의제의 모순을 민주적으로 돌파해나갈 수 있는 방법은 차이를 만들어낸 사회적 조건에 대한 공동 책임을 인식하는 연대의 기획일 것이다.
P218
일반적인 경험이 아닌 경우 타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려면 설득력이 있듯 '이야기'가 구성되어야 한다. 이야기는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일을 상상할 수 있게 하고, 상상을 통해 감정적 동일시가 만들어질 수 있다.
단숨에 읽었다.
초고를 읽고 저자에게 “재밌다”고 얘기해 준 지인의 반응처럼
책을 재밌다. 재밌으면서 진지하고,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페미니즘을 뛰어넘어
일인분의 인간으로서, 사회적인 존재인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유하고 행동하고 연대할 것인지 물꼬를 터 준 책이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말하고, 쓰고,
함께 이야기 나누며,
더 나은 생각,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는 사람
사람들, 사회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과 기대감을 가진 책이다.
나비효과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를 하나씩 만들어갈 때다.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주체성이란 능동과 수동의 형식이 아니라, 세계와 타자의 관계 속에서 '나'라는 실존적 감각을 가지고 자유로운 존재로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뜻한다.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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