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를 위로해줘
송정연 지음, 최유진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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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위로해줘
송정연 글
최유진 그림
엔트리

책<소녀를 위로해 줘>을 읽은 오늘은
UN이 정한 <세계 소녀의 날>이다.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소녀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한 날(네이버 지식사전 참고).

억압받는 어린 소녀들에게 해방을,
억눌린 마음 속 소녀들에게 빛과 온기를.

그런 의미로 다가온 책과 기념일이었다.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느 철학자가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 라는 말을 했다.
여기서 내게 C는 ‘coffee'다. 커피는 나에게 스무 살 부터의 총체적인 기억 그 자체이기 때이다. (p11)

나는 어떤가?
나에게 C는 Clover다.

어릴 적
화단 너머 필사적으로 찾던 네잎 클로버 (행운),

지금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세잎 클로버 (행복).

작가 송정연은 22편의 영상물(영화, 애니메이션)을 매개로
어른이라는 덩치 안에 꼬깃꼬깃 접은 내면의 아이, 소녀를 쓰다듬는다. 위로한다.

<마녀 배달부 키키>
나 역시 너무나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 나 예전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날았는지 생각이 안 나.
- 나도 그림이 잘 안 그려질 때가 있어.
- 정말? 그럴 땐 어떻게 해?
- 그럴 때는 버둥거리는 수 밖에 없어. 그리고 또 그리고 또 그려대.
- 그래도 여전히 잘 안 되면?
- 그리는 걸 관두지. 산책을 하거나 경치를 구경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아무것도 안 해. 그러다 보면 갑자기 그리고 싶어지는 거야. (p60)

안 될 때는 잠시 멈추고, 휴식을 취한다.
마흔 넘은 지금 조금씩 연습하고 있는 자세다.

몸과 마음이 무거울 때
잠시 내려놓지만, 몸과는 달리 머리속으로는 계속 생각한다.

“저걸 해야 하는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이래도 되는 걸까?”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책상에 앉지 못하고, 걱정만 하는 아이처럼 조마조마 하다.
그러다 몸도 마음도 지친다.

좋아하는 일이었는데
그 일은 짐이 되고
내 얼굴은 울상이 된다.

어느 순간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슐라가 그런 것처럼 해 보았다.

나는 잠을 택했다. 때론 산책을 택했다.
그러고 나니, 몸과 마음이 개운해져서
잠시 미뤄놓은 일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쉼표가 느낌표로 이어지게 해준다는 것을 잊지 말자.
힘들면 잠시 일상을 멈추고
내 마음 속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나에게 휴식을 선물하는 날이 꼭 있어야 한다.
잠시 쉬면 키키처럼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 (p61)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인 것처럼
나의 인생은 내가 선택한 마음 상태에 달려 있음을 속삭이듯 이야기하고 있다.

“넌 늙어가는 게 아니고 나이 들어가는 것뿐이야.
게팅 올더(getting older)지, 게팅 올드(getting old)가 아니야.
누구나 나이는 들어. 매력의 정도는 마음가짐의 차이야.“

내 안의 소녀도
내 나이와 함께
더 깊이 있고 매력이 있는 소녀로 성장하는 중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이를 먹어가며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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