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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게
제니 재거펠드 지음, 황덕령 옮김 / 리듬문고 / 2019년 8월
평점 :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것들>
1.머리카락 다 잘라버리기
2.살아 있는 것 키우지 말기
3.책 읽지 않기
4.밝고 화려한 색깔의 옷만 입기
5.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기
6.산책 피하기, 숲 피하기
7.코미디 퀸 되기
샤샤는 리스트의 목록을 하나 하나 실행한다.
샤샤가 살아남기 위해 한 행동들은
타인의 눈에는 이상한 행동으로 비춰진다.
아빠는 보다못해 샤샤를 아동 정신과 의사에게 데려간다.
샤샤는
터지기 일보 직전인 상자를 온몸으로 막듯
흘러넘치는 엄마에 대한 생각들을 틀어막고 있었다.
생각 뿐 아니라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도록.
그러던 중
삼촌의 소개로 코미디언 헨리와 만나고,
스텐드업 코미디 쇼의 출연을 제의 받는다.
“사람들이 너를 가엽게 여기는 거? 자신이 엄마가 죽었다고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에 대한 거? 사람들이 말하는 바보 같은 것들?”
“그런거 많죠.”
“그래! 좋아!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데?”
“오, 너는 정말 강해! 이러죠. 아니, 그러면 내가 다른 선택의 여자가 있나? 아니면 ‘우리 엄마가 죽으면 나는 절대 못 견딜거야. 우리 엄마는 내게 전부거든.’이러더라구요. 그럼 난 뭐죠? 난 엄마를 끔찍이 생각하지 않아서 살아 있나요? 못견디면 내가 어쩔건데요. 나도 같이 죽으라고요?” p140
코미디언 헨디와의 대화
그리고 스탠드 업 코미디 쇼를 준비하면서
샤샤는 엄마의 죽음과 마주한다.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에게 쏟아졌던 시선들과 마주한다.
아동 정신과 의사 린 선생님과
엄마의 병,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그저 그 끔찍한 사고 현장에 놓여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고,
할 수 없다고 하더라. 뭔가 해보려고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거야. 끔찍한 사고를 당했을 때 벗어나려고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다면 누구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 않겠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처럼 극심한 고통을 느끼면서 말이야. 단지 우울증은 그 고통이 신체가 아니라 마음에 있는 거지. 머릿속에, 가슴 안에, 감정과 생각들 안에 말이야. 그럴 땐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해. 심리학자, 상담사, 정신과 의사를 만나고,
약도 먹어야 하고, 병원에도 입원해야 하고, 사고 현장의 그 상황을 머릿속에서 밀어내야 해. 알겠니, 샤샤? 정신과 의사도 하지 못한 것을 네가 어떻게 할 수 있었겠니? 넌 아이잖아. 산이 아니야.” p226
감정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불편하고 싫은 감정을 삭제시키는 게 아니라
감정을 인정하고, 감정을 안고 가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
“그냥 없애는 방법은 없어요? 완전히 다 없애는 방법이요.”
“음, 감정을 마취시킬 수는 있지.
끊임없이 어떤 일에 몰두하는 방법으로 말야.
밤새도록 컴퓨터 게임을 한다거나 쇼핑을한다거나… 어떤 어른들은 술을 엄청나게 마셔서 감정을 마취시키기도 하고, 그런데 난 그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 힘든 감정들을 마비시켜 버리면 다른 것들도 다 마비되어 버리거든. 좋고 긍정적인 감정까지 말이야. 어두운 감정들을 못 느끼게 된단다.“
“그래도 누군가 선생님한테 와서 더 견딜 수 없어서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래요?”
“그러면 어떤 것을 느끼고 싶지 않은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해 보자고 제안하겠지.” p175
<슬픔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게>를 읽으며
떠오르는 영화가 있었다.
<몬스터콜>
샤샤와 비슷한 또래의 소년. 열세살의 코너.
다가올 엄마와의 영원한 이별,
버티고 있는 코너에게 밤마다 찾아오는 괴물.
코너에게 너의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괴물.
코너가 외면한, 코너의 감정과 마음의 소리, 마음의 절규가 담겼던 영화가 말이다.
괴물은 자기 자신, 자신이 덮어버리려 했던 감정의 다른 모습이었다.
샤샤 역시 흘러넘치는 감정을 눈물이라는 형태로
몸 밖으로, 외부로 흘려버린다.
눈물바다 너머로 느껴지는 청량함, 시원함을 깨닫는다.
내 가슴 안에는 반짝이는 무지갯빛 탄산 방울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위로, 위로 올라갔다. 그 탄산 방울은 내 심장과 뇌에 가 닿으며 터졌다.
하나 둘 터지면서 작고 가벼운 펑펑 소리를 냈다.
그 안에 사랑이 있었다.
가장 따뜻하고 가장 깨끗한 형태의 사랑이 있었다. p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