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필리프 J. 뒤부아 외 지음, 맹슬기 옮김 / 다른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필르프.J.뒤부아
엘리즈 루소
다른 출판사

어릴 적 대중목욕탕에서의 쓰라린 기억으로
35년 넘게 물을 무서워하며 살았다.

그러다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차가운 물
물에 미끄러지듯 들어가면
물은 나를 부드럽게 안아주는 느낌이었다.

그 당시
물 안이 아닌
물 밖에서 가장 많이 바라본 것은

가느다란 나뭇가지
그것도 맨 꼭대기에 자리 잡은
새 둥지였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

내가 땅 위에 붙어 있는 것처럼
하늘에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새

그 새가
지친 날개를 접고
안길 수 있는

위태위태한
가느다란 가지 사이의
즐거운 나의 집

나를 안아주던 부드러운 물처럼
새 역시 하늘의 품에 안겨 있는 것 같아서 일까

수영꿈나무는
매일 매일 새와 나뭇가지의 새 둥지를
바라보며 걸었었다.

새를 보고,
새를 생각하고,
나를 느꼈던 시작이었던 거 같다.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조류학자와 철학자가 함께 작은 철학자 새에 관한 이야기이다.
새 한 종 (때론 두 종을 비교하며 이야기 나누기도 한다.)과 사색 하나.

짧지만 강렬하게 마음 속 파도를 일렁이게 한다.
새 안의 나와 나 안의 새를 계속 생각하게 한다.

나의 부모님, 나의 자녀.
마음의 탯줄을 자르고 독립된 개체로서 일인분으로서의 삶을 고민하는 나에게
거위는 자신의 방식을 들려준다.

새들은 한 부모 가족에서부터 공동체 가족까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만들며 살아간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부모와 자식 간의 유대를 끊는 쪽은 대개 부모라는 사실이다. 때때로 부모 새는 새끼에게 홀로 모든 것을 해나가 할 때가 왔음을 다소 거칠게 알려준다.
이 ‘정신적 젖떼기’는 새끼가 먹이를 스스로 구해야 할 시기에 찾아오며, 만약 새끼 새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면 부모 새는 위협적으로 새끼의 독립을 강행한다.
왜 인간의 경우 자식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기간이 이토록 길어진 것일까?
54 거위의 정신적 젖떼기

어린 시절 동네 예술가였던 아이들은
크면서 틀릴까봐 다를까봐 못 하는 게 들킬까봐
자신을 숨기는 어른이 되었다.
자신은 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시키는 자신이 되었다.
이제는 틀려도 달라도 못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으니, 자신을 속이지 말고,
아름다움을 맘껏 즐겨도 된다는 점을 극락조를 통해 이야기 한다.

우리는 너무 자주 자신을 억압하고 스스로에게 굴레를 씌운다. 어린 시절에 즐겁게 만든 창작물이 냉정하게 비판받았던 기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림을 그릴 줄 모르고, 도자기를 구울 줄 모르고, 연주와 요리를 할 줄 모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분명 자신에게 어울리는 창조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신에게 주어진 그 무한한 창조성을 아직 알아채지 못해서 한 번도 발산한 적이 없으며, 이를 표현해 본 적이 없을 뿐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새들과 마찬가지고 모든 존재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93 극락조의 춤
유럽울새를 통해
나에게 세상에서 ‘왜?’라는 의문을 품어도 되고,
‘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하길
조금 더 나은 나, 나은 삶으로의 걸음임을 알려주기도 했다.

호기심은 단점이 아니다.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존재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지금까지 진화하고 생존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인 중에는 호기심이 있다. 호기심은 창조적 행위로 발전하기도 한다.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대륙을 찾아 나섰고, 달에 갔으며, 새로운 약을 개발할 수 있었다. 모든 진화의 중심에는 호기심이 있다. 자, 그러니 지금껏 무심하게 봐왔던 유럽울새를 다시 만난다면 호기심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116 유럽울새의 대담함

기나긴 비행을 하는 극제비갈매기의 사례를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가끔은 함께 여행을 떠나
여행의 시작, 과정, 결과를 통해 성정해 갈 것을 이야기했다.

“여행은 청춘을 성숙하게 만든다.”
새와 인간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새끼 극제비갈매기는 부모와 함께 첫 이동을 하는 동안 앞으로 평생해야 할 것들을 배운다. 마찬가지로 지도책을 이리 저리 보고 먼 나라에 대해 찾아보며 부모와 휴가를 떠나는 동안 아이는 인생이라는 긴 여행의 첫 걸음을 뗀다.
모든 여행은 우리를 조금씩 변화시킨다. 세계를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자신을 향해서만 접혀 있던 ‘나의 세상’이 조금씩 열린다. 타인을 두려워하고, 밀어내고, 미워했던 마음의 주름도 조금씩 펴지기 시작한다. 여행을 하면 함께 사는 법을 알게 된다. 철새도 그렇다. 하늘을 나는 동안 큰 소리를 내며 서로를 격려한다. 112 영원한 여행가, 극제비갈매기

카르페 디엠
지금 여기를 사는 ‘나’를 느끼는 것
외부가 아닌 내면의 ‘나’와 마주보고, ‘나’에게 몰입하는 경험과 시간의 중요성도 느꼈다.

우리가 아는 진실은 하나다. 새는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는 것. 새는 그저 행복을 경함할 뿐이다. 걱정하지 않을 줄 아닌 것, 여기서 행복은 시작되는 게 아닐까? 139 절제를 모르는 개똥지빠귀
이치를 너무 따지는 사람의 가슴은 입을 다물어버리고 만다. 깊이 숨겨놓은 오래된 감정들, 또는 매 순간 느껴지는 새로운 감정들과 조화를 이루면 이룰수록, 그리고 내면을 덜 억압하면 할수록, 우리는 이 감정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더 잘 들을 수 있다. 166 그림자에 놀란 방울새

작은 우주를 담고 있는 새
현재를 살고 있는 새

새와 마주하며
작은 새에서 ‘나’를 발견하게 한 책

의안화가 아닌 의조화(?)해서
새를 통해 생각하게 하는 짧지만 확실한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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