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
강경석 외 지음, 이기훈 기획 / 창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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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
기획 이기훈
출판사 창비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한다는 특별한 뜻은 아니었다.
나의 역사관은 초, 중, 고 그리고 대학교 때의 교양과목과
사회에 나와서 찾아들은 시민단체의 교육과 만나본 사람들에 의해 생긴 정도였다.

교과서적인 설명이거나
개연성 없이 토막 난 지식이나 생각들이다.

작년
자연스러운 끌림으로 헌법에 관한 책을 읽었고,
한 나라의 주권자인 ‘나’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대학생 때 영화와 책으로 만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만화 태일이(고래가그랬어 기획)로 아이와 함께 읽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한국의 역사
‘나’를 찾고 ‘나’를 완성해 가는 우리의 역사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두 딸의 질문에
멍하니
‘책을 찾아 읽어봐~’ 라는 대답만으로 끝내는 엄마는 되고 싶지 않았다.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

2017년 12월 마지막 주
아직 어린 두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친구들과 함께 광화문으로 향했다.

친구들 덕분에
나 역시 역사의 한 페이지에 점 하나 찍을 수 있었음을
지금도 감사하고, 소중히 생각한다.

집회 현장을 나름 많이 찾아 다녀본 나였지만
그날 광화문은 달랐다.

평화롭고, 즐거웠고, 따뜻했다.

스피커로 나오는 노래도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단상에 올라
자기의 생각을 조근 조근 말하고
듣는 이 또한 그들의 말에 열심히 박수쳐주는

손 안에는 촛불 하나
손 밖에는 온기 가득

너무 너무 신이 났다.
가슴 가득 벅차올랐다.

그 날의 기억으로
미세 먼지 가득하고
불편한 기사들이 나날이 장식하는 오늘을
희망을 걸고 살고 있다.

책을 만났을 때
그날이 떠올랐다.

책 제목을 보고는
‘이 시각으로라면 3.1운동이 나와는 동 떨어진 글에만 나와 있는 역사는 아닐거야’
하는 생각이 스쳤다.

8인의 직업도 전공도 다른 인사들이 모여 3.1운동과 촛불 운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1919년과 2019년 두 운동의 마주보기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아닌
과거와 미래의 대화
바람직할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3.1운동과 촛불 운동을 생각해보고,
정리해보고 나가야 하겠다는 의도로 계획된 프로젝트였다.

『촛불 시위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선언과 3·1운동의 ‘내가 대표다’라는 선언 사이에 100년의 차이가 있지만, 3·1운동은 공화와 주체의 자각이라는 측면에서 시초였고, 3·1운동은 그 정치원리의 구현이라 정의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p60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3.1운동을 다양한 관점과 시각으로 바라본 점이었다.
,
교과서나 위인전에서 다룬 남다른 인물, 특별한 인물, 주목된 인물이 아닌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만세 시위의 미디어로서의 깃발(태극기)

『서울 지역의 조직적 시위에서는 태극기가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3월 1일의 시위에는 깃발을 목격했다는 기록이 거의 없고, 3월 5일 남대문역 앞 시위, 3월 22일의 노동자 대화나 4월의 국민대회에서도 태극기보다는 ‘조선독립’이나 ‘공화만세’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이 더 중요한 시위의 수단이 된다. 그런데 같은 3월 1일의 시위라도 평양이나 선천, 신창, 진남표 대구에서는 태극기를 사전에 다수 제작하여 사용한다.』 P87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면 대결국면으로
일제 측은 총을, 우리는 모두 태극기를 손에 들고 마주선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
서울에서의 분위기와 지방에서의 운동을 위한 네트워크 방식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촛불집회에서처럼
개인이나 단체가 스스로의 신념과 결의를 내세운 깃발을 제작했다는 점도 놀라웠다.

『이 자리에서 양봉식은 자신이 “군민을 대표하여 이 소요를 감행하려 하니 여러분은 내 얼굴을 읽혀두거나 혹은 사진을 촬영하라”라고 소리쳐 그 자리의 군중들이 더욱 환호하며 격렬한 시위를 이어갔다. 이는 정치적 주권의식의 대중적 확살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런 의식들은 임시정부의 구성은 물론이거니와, 민족운동의 이념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표는 민중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것이다.』 P102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3.1운동의 기억

정권이 교체할 때 마다 3.1운동이 어떤 식으로 소환되고, 정권의 취지(?)와 구미에 맞게 어떻게 변형되어 이용되는지 목격헀던 장이다. 앞으로 진보와 보수, 정권이 교체할 때 주목해서 지켜보아야 할 대목이었다.

3.1운동과 감옥에 갇힌 여성 지식인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이 장 때문이었다.
부끄럽지만 여성 독립운동가 하면 유관순 열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다른 여성들을 알고 싶었고,
그녀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었다.

『수는 몇 명 되지 않지만 여자들이 학교를 가기 시작했는데, 그러면 이 여자들은 어떻게 됐을까? 1919년은 여성으로서 처음 학교에 간 세대가 일정 정도 고등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할 즈음과 시기적으로 일치합니다. 1890년대생부터 1900년대 초반생까지 이제 막 교육받기 시작한 여성들이 3·1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보면 이들은 민족자결이나 공화보다는 ‘우리도 주인동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라는 생각을 굉장히 강하게 한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이들이 중점을 둔 것은 민족자결이나 공화보다는 여성들이 조선독립에 확실하게 참여해서 공헌한데 있었다는 것이죠.』 P56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는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3.1 운동과 촛불 운동을 다룬 책이다.

남과 북의 공동의 키워드가 될 수 있는 기억 3.1운동.

그리고 촛불 운동에서 사람들의 마음에 3.1운동이 있었을지
과연 100년의 간극을 둔 두 운동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지는
학계인사들조차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3.1운동의 의미와 자세와 마음가짐
촛불운동을 지켜보고 현장에 나갔던 사람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생각의 확장, 실천의 포문을 열어준 책인 거 같다.

안주하지 않고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의미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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