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책 ㅣ 별빛그림책방
파블로 네루다 지음, 팔로마 발디비아 그림, 남진희 옮김 / 별빛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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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펼쳤을 때부터 조금 특별했어요.
한 장, 두 장 넘기다 보니 그림이 끝나는 게 아니라
옆으로 계속 이어지고, 어느 순간 책 한 권이 커다란 그림 작품처럼 펼쳐져요. 책장을 길게 펼쳐 놓고 한참 들여다보게 될 만큼 정말 멋졌어요.

그리고 그 그림 사이사이에 놓인 질문들.
“나무들은 왜 뿌리의 아름다움을 숨기는 걸까?”처럼 평소라면 생각해 보지 않았을 엉뚱하고 아름다운 질문을 만날 때마다 자꾸 멈추게 돼요.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을 선물하는 책이라는 점이 참 좋았어요.
아이에게도 바로 답을 알려주기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하고 물어보게 되더라구요

파블로 네루다의 시적인 질문과 팔로마 발디비아의 강렬한 그림이 만나니 질문 하나하나가 또 다른 이야기가 되는 느낌이에요. 특히 병풍처럼 길게 펼쳐지는 페이지는 꼭 직접 펼쳐봐야 그 매력을 알 수 있어요.💚

세상에는 정답을 아는 것만큼
좋은 질문을 품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그림책.

아이와 함께 한 페이지씩 펼쳐놓고
서로의 엉뚱한 답을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보고, 펼치고, 질문하고, 상상하게 되는 책 “질문의 책”이에요. 👍🏻

#질문의책 #파블로네루다 #팔로마발디비아
#남진희 #별빛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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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과거 앞에 서성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 강태공으로 알아보는 천하를 낚는 삶의 태도 ㅣ 동양철학전집 고전보감 시리즈 2
강태공 지음 / PHILO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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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부터 마음을 콕 찌르는 질문이었어요.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때 내가 다르게 했더라면’, ‘조금만 참았더라면’ 하며 끝난 일을 몇 번이고 다시 꺼내보곤 하니까요.

“돌이킬 수 없는 과거 앞에 서성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는 강태공의 삶과 여러 일화를 통해 과거와 후회, 관계와 선택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고전 철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할 것 같았는데, 짧은 이야기와 일상의 고민을 연결해 풀어내서 생각보다 편하게 읽혔어요.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복수불반분, 엎질러진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다’는 이야기였어요. 이미 쏟아진 물을 바라보며 왜 쏟았는지 자책하고 있어도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는 지나간 관계나 선택 앞에서 참 자주 그 일을 반복하는 것 같아요.

책 속 ‘쏟아진 물을 탓하느라 오늘을 비우지 마라’라는 문장을 읽으며 과거를 놓지 못하는 동안 정작 비워지고 있는 것은 ‘오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하나 기억에 남았던 것은 ‘떠난 자의 뒷모습에 시간을 내어주지 마라’였어요. 떠난 사람이나 끝난 인연을 잊으라는 차가운 말이라기보다, 이미 멀어진 것에 계속 나의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지 말라는 이야기처럼 다가왔어요.

실패를 대하는 시선도 인상 깊었어요.
‘바닥에 스며든 실패는 기꺼이 밟고 서라.’
실패를 없던 일처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딛고 다음 걸음을 내딛으라는 말이 참 좋았어요. 지나간 경험은 바꿀 수 없지만 그 경험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는 내가 정할 수 있으니까요.

책의 마지막에서 만난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오직 당신의 남은 잔을 채워라’라는 문장이 이 책 전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주는 것 같았어요.

지나간 것을 억지로 잊으라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것은 그 자리에 두고, 아직 내게 남아 있는 시간과 사람, 오늘의 선택에 마음을 쓰는 것.

후회되는 일이 떠오를 때마다 과거의 빈자리를 바라보기보다 지금 내 손에 남아 있는 잔부터 천천히 채워봐야겠어요. 결국 내 삶을 바꾸는 것은 지나간 어제가 아니라, 오늘 내가 어디를 바라보고 어떤 한 걸음을 내딛느냐일 테니까요. 💙

#돌이킬수없는과거앞에서성이고있는이유가무엇인가 #강태공 #모티브 #르온서평단

이 서평은 르온서평단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한 후기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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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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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해서 자주 읽으면서도, 정작 한 권의 책이 독자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지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작가가 글을 쓰고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어 낸다는 정도로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책 한 권이 전과는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는 일본의 오래된 출판사 신초사의 교열부를 배경으로, 우리가 평소에는 좀처럼 들여다볼 수 없는 교열자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책이에요.

처음에는 ‘교열’이라고 하면 맞춤법이나 오탈자를 찾아 고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읽을수록 생각보다 훨씬 넓고 섬세한 일이더라고요.

단어 하나가 상황에 어울리는지, 앞뒤 내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작품 속 시대나 장소와 맞지 않는 표현은 없는지까지 꼼꼼하게 살펴요.
작품을 읽는 독자의 눈과 작가가 쓴 글을 지켜주는 사람의 눈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었어요.

특히 흥미로웠던 건 교열자가 자신의 취향대로 문장을 ‘더 멋지게’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작가가 전하고 싶은 마음과 문장의 결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면서, 독자에게 온전히 닿을 수 있도록 조용히 다듬어 주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책을 읽다 보니 교열은 글을 고치는 일이라기보다 글을 지켜주는 일에 가깝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화려하게 이름이 드러나는 직업은 아니지만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꼭 필요한 사람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출판사의 풍경을 몰래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고, 평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1~2권 세트라 쿠쥬 씨와 교열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어서 읽는 재미도 좋았어요.
일에 대한 진지함만 가득한 책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고민, 출판사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이 함께 담겨 있어서 생각보다 편안하게 술술 읽혔어요.

책을 다 읽고 책장에 꽂힌 책들을 바라보니 괜히 표지 너머가 궁금해졌어요. 내가 좋아했던 문장 하나도 누군가는 여러 번 읽고, 확인하고, 고민한 끝에 지금의 모습으로 내게 도착했겠구나 싶었거든요.

작가가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그 이야기가 길을 잃지 않고 독자에게 도착하도록 곁에서 살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동안 잘 몰랐던 ‘교열’이라는 세계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책을 조금 더 깊게 사랑하게 된 기분이에요.



#비교하고검토하는교열부의쿠쥬씨 #고이시유카
#서교책방 #단단한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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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말 사전 - 새 학년 새 학기
이즐라 지음, 안광복 감수 / 가나출판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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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철학’이라는 말 자체가 아이에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책을 펼쳐보니 어려운 철학을 쉽고
아이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다가오는 책이었어요.

“친구를 꼭 만들어야 할까?”
“공부를 더 잘하고 싶은데 나도 똑똑해질 수 있을까?”
“친구들 앞에서 실수해서 너무 창피해.”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고민에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그리고 그때마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니체,
공자 같은 철학자들이 등장해 재밌게 이야기를 들려줘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어려운 철학 개념부터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재미있는 만화로 먼저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친구 관계, 공부, 실수, 자신감처럼 아이에게 익숙한 상황이라 공감하면서 읽게 되고, 그다음 철학자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철학자의 말을 단순히 배우고 외우는 책이
아니라는 점도 좋았어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을 꺼내보게 해요.

철학이 먼 옛날 사람들의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지내고 공부하고 속상해하는 바로 그 순간에도 필요한 생각의 힘이라는 걸 보여주는 책 같았어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정말 좋았고요. 마음속에 물음표가 생길 때마다 필요한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어렵게만 느껴졌던 철학을 재미있는 만화로 만나고, 그 안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까지 키워볼 수 있는 책.
아이의 첫 철학책으로 추천하고 싶어요.💗


#철학자의말사전 #이즐라 #가나출판사 #르온서평단
이 서평은 르온서평단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한 후기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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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하다 ㅣ 큰곰자리 중학년 13
김다노 지음, 홍그림 그림 / 책읽는곰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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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하다”는 어느덧 초등학교 3학년이 된 하다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뜻밖의 일을 겪기도 하고, 자신만만했던 일에서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고, 현장 학습을 앞두고 이런저런 걱정에 빠지기도 해요.
읽으면서 좋았던 건 하다가 늘 착하고 완벽한 아이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질투하기도 하고 자기 생각만 앞세우기도 하고,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하기도 해요. 그래서 오히려 더 진짜 아이 같았어요.

어른이 보기에는 금방 지나갈 작은 일도 아이에게는 하루 종일 마음에 남는 큰일일 수 있는데 책 속 하다를 보면서 아이가 학교에서 겪는 사소해 보이는 일들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쉽게 넘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무엇보다 마음에 남았던 건 성장은 잘하는 것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실패해 보고, 속상해 보고,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다시 한번 해 보는 그 모든 과정이 결국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참 좋았어요. 재미있는 동화 한 권을 읽었는데 자연스럽게 친구 관계와 배려, 실패했을 때의 마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까지 이야기가 이어졌어요.

아직은 어린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부쩍 커 있는 아이.
열 살의 하루하루가 이렇게 조금씩 마음의 키를 키워 가는 과정인가 봐요.

하다의 실수도, 속상함도, 다시 용기를 내는 모습도 참 사랑스러웠던 책. 아이에게는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을, 부모에게는 지금 우리 아이의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해 주는 이야기였어요.



#열살하다 #김다노 #홍그림
#책읽는곰 #초등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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