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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느라 그랬어요 ㅣ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35
샌돌 스토다드 워버그 글, 이반 체르마예프 그림 / 책과콩나무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샌돌 스토다드 워버그 글
이반 체르마예프 그림
천미나 옮김
책 표지에서 보듯이 눈을 감고 생각하는 얼굴이에요
생각하다..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이 생활하면서 얼마나 되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끔 하는 동화에요
동화책 첫장을 펼치기 전 그림이에요
잠을 자고 있는 아이
곧 일어나야할 시간이 찾아오겠죠
그리고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
어느날 아침,
엄마가 나를 깨우며 말했어요
" 잘 잤니?"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생각하는 중이었거든요
엄마가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만..
아이는 생각을 해요
본인만의 세계속으로 빠져들지요
이 동화책을 읽으며
매번 같은 생각을 했는데
그건
아이가 생각하는 그 생각 속으로 같이 빠져들고픈 생각이 들어요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며
나타나는 그림들이..
심플하면서 아름답고
얼마나 생각하게 만드는지요
엄마는 또 이야기 하지요
"늦겠다, 어서 씻으렴. 깨끗하게 싹싹!"
나는 생각해요
싹싹 씻는 것을 생각해요
세숫대야에 가득한 물과 졸졸 흐르는 개울물을 생각해요
계속 계속 나는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고
상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요
우리집에서는 있을 수 없는 시간들..
아이한테 다그치는 엄마의 모습이 저의 모습인것 같네요
아이한테 물어보거나 생각할 겨를은 주지 않은채
계속 재촉하는 엄마의 모습
씁슬함에 저 자신도 다시 생각하게 만드네요
"이젠 스웨터를 입어야지"
나는 생각해요
손과 발과 팔과 다리를 생각해요
그림을 보며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으뜸이는
친구의 모습은 언제 나오는지 무척 궁금해 하네요
그리고 다음장을 기대하며 기다리더라구요
곰곰히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책 속의 내가 생각하며 그린 그림을
우리 으뜸이도 같이 시선을 따라서 쫒아 가고 있더군요
"아직도 양말이랑 신발을 안 신었어?"
엄마는 재차 확인을 하지요
나는 생각해요
달님과 풍선을 생각해요
으뜸이는 저에게 풍선이 어디있어? 라고 묻네요
그리고 풍선을 가리키며 "여기" 라고 말해주어요
나는 생각해요
공작과 펠리컨과 백조를 생각해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코끼리에 올라탄 나를 생각해요
계속해서 재촉하고 확인하는 엄마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들은
나는 엄마를 생각해요
백만 번, 천만 번, 억만 번 엄마를 생각해요
나는 엄마를 이 세상 모든 과자랑 사탕만큼 사랑해요
하늘만큼 땅만큼, 초콜릿 케이크를 몽땅
합친 것만큼 사랑해요
나는 엄마를 이 세상 모든 소방차보다,
이 세상 모든 굴착기보다, 이 세상 모든 덤프트럭보다 더 사랑해요
내가 양말을 신지 못한 건 바로 그 때문이었어요
내가 신발을 신지 못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어요
생각하느라 그랬어요
내가 엄마를 얼마큼 사랑하는지
마지막 장을 으뜸이와 같이 읽으며
정말 잠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네요
아이의 생각에서 따뜻함이 느껴지고
훈훈함이 느껴지며
감동과 여운이 오래 남더라구요
으뜸이와 책을 읽으며
그동안 다그치고 행동했던
엄마의 말들이 아이에게 그토록 미안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아이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게 되네요
마음 한 구석에서 몽글몽글 사랑이 피어나는 책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