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감학원의 비밀 ㅣ 책 읽는 교실 18
오혜원 지음, 신진호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3년 8월
평점 :
선감학원은 어떤 곳이며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지는 이야기인데요.
' 학교'는 못 다니고 '학원'만 다닌 한 소년이 있어요. 이 이야기는 ' 소년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 소년들'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작가의 말] 중에서
글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었는지 매우 분노하면서 읽었네요.
정말 마음 한켠이 먹먹해지며 무거워 지는 느낌은 아직도 남아 있는데요.
우리 나라에서 일어났던 일들중 아주 깊숙하게 묻어졌던 사건들이 이것 뿐만이 아니였을 것 같다는 의심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 되었네요.
선감학원에서 소년이 겪은 이야기는 상상으로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니라, 1940~1980년 우리 나라의 역사가 담겨 있어요.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읽고 마음깊이 함께 나누며 귀를 기울인다면 아픈 기억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함께 나눌 수 있을것 같아요.
얼굴 가득히 힘든 표정을 가지고 누워 있는 할아버지 옆에 시은이가 있어요.
시은이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할아버지의 안색이며 모든것에 걱정이 많아 항상 할아버지 옆에 있는 아이에요.
고아였던 시은이의 할아버지는 길거리에서 구두를 닦고 있는데 다짜고짜 경찰이 와서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가게 되었어요.
" 밥도 주고 빵도 주지" 라는 말에요.
탑차에 타고 내려서 보니 어느 바닷가 앞이었어요.
빵 한 봉지씩을 나눠 주었고 한 입씩 베어 먹은 그날, 섬에서 띄운 배 한 척이 앞에 달려오고 있었지요.
곧바로 일이 배정되었던 곳, 거기는 밥도 주고 빵도 주는 좋은 곳이 아니라, 일을 시키는 곳이었던 거였지요.
강제 노동이었지요. 시멘트 만드는 일, 어업과 관련된 일, 할아버지는 농업에 배당되었어요.
강제로 들어간 날부터 밭에 나가 호미질하고 괭이질하고 매일 일을 했어요. 하지만 준다던 밥도 빵도 구경하기 힘들었어요.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생 부추를 먹었지요.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자는 순간에는 방장은 엉덩이고 허리고 머리통이고 가리지 않고 때리기 시작해요.
바닥에는 피가 고이고 기절을 하는 아이는 여덟 살 조그만 몸인 코뿔이( 코가 길다고) 라는 아이였어요.
힘겨운 나날들을 버텨온 할아버지에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작디 작은 어린 나이에 버티었던 원동력은 바이킹 덕이었어요.
바이킹은 할아버지보다 세살 많은 형이었어요.
바이킹은 할아버지에게 가장 필요한건 수영이라고 하며 가르쳐 주었어요. 수영을 배워야 살아서 나간다고 하니 아주 간절하게 배우기 시작했지요. 일하다가 죽은 애들, 맞아 죽은 애들, 굶어 죽은 애들이 수없이 많았으니까요.
" 갖다 버려" 라고 말하는 방장은 거적때기로 시체를 둘둘 말아다 근처 야산에 갖다 버렸다고 하네요.
정말 마음 아픈 일들이 계속 이어지는데요. 하루하루가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웠을지 도무지 상상이 되질 않아요.
어느 일요일날의 일이에요.
숙소 방장이 자기 옷을 빨라고 했어요. 늘상 하던 일이라 옷을 빨아 빨랫줄에 널었는데 얼마 안 되어 일이 났아요.
옷이 없어진거지요. 누가 훔쳐 간걸 안 바이킹은 발을 동동대며 울기 시작했어요.
어쩌면 좋을까요.
바이킹과 왕눈이(할아버지 별명) 는 고민해요.
분명히 맞아 죽을테니까요. 탈출을 감행하는데요.
바다를 건너다 죽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심장이 두근두근 되면서 과연 탈출에 성공 할 수 있을 지 두손을 모아 기도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어요.
바이킹과 왕눈이의 힘겨운 사투의 결실은 행복의 결말을 안겨주길 바라게 되면서 말이지요.
할아버지는 어렸을 적 고아였어요.
시은이의 학교 생활 중 고민은 푸름이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데 그걸 지켜 보고 있는 시은이 자신이 너무 아무것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에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눈던 중 할아버지가 푸름이를 도와 든든한 친구가 되어 주길 바래요.
바이킹 처럼 말이지요.
고아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고 있는 푸름이의 편에 서서 정의를 위해 힘써주는 시은이가 대견스러워요.
푸름이를 나쁘게만 바라보는 친구들에게서 어떻게 괴롭힘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지 시은이의 용기에 박수를 쳐 주고 싶어요.
그리고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지 않고 함께 손 잡고 뒤에서 힘써주는 시은이와 루하, 그리고 친구들
그들의 우정을 쌓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를 들여다 볼 수 있고 현재 대두되고 있는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 등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을 고민하는 시간이 되더라구요.
소수가 다수를 이겨낼 수 있는 제도도 더 강화되고 마련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지는 시간이 되었어요.
으뜸이와 열매도 폭력적인 언행들을 하는 반 친구들이 있다고 하며 그 친구들이 선생님들에게 훈육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함께 이야기 하면서 책을 다시 되 짚어 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역사를 돌아보고 우리나라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의 저변에 깔려있는 어려움을 끄집어내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날과 희망들이 보였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희망과 발전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래보아요.
푸름이에게 이름처럼 푸르를 일만 생겼으면 ... 푸름이 이름처럼 좋은것.. 이제 활짝 피어나길 바라게 되네요.
할아버지 마음을 무겁게 누르고 있던 것도 이제 눈 녹듯 사라지길, 그리고 선감학원의 저주에서 풀려나길 바래보네요.
그리고 바이킹 할아버지를 만났을거라는 믿음을 가지며 책을 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