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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범
권리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월
평점 :
디스토피아가 주가 되는 소설을 좋아한다. 그동안 다양하고 많은 디스토피아를 만나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상상’이 죄가 되는 디스토피아는 처음이다. 그것이 책을 펼쳐들게끔 했다. 기발한 소재야말로 이 책의 최대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몇 명의 주인공을 시점으로 줄거리가 진행된다. 이들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누구도 혼자 존재하고 있지 않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복잡성’이 최대의 난제로 떠올랐다. 분명히 한글로 된 단어, 문장, 문단을 읽고 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려웠다. 뭔가 상상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 한 것처럼 보였다. 현실에서 바라보는데 이해가 될 리 있겠나, 싶기도 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맞춰서 작가님이 몇 가지의 웃음 장치를 해 놨다. 발견한 건 두 개밖에 없다. 혹시 더 있을지도 모른다. 하나는 ‘URAZIL’이라는 정부의 이름이다. 다른 하나는 F가 섞여 있는 공식이었다. 잘못 봤나 싶어 몇 번이나 되돌아갔다. 또 다른 하나를 추가하자면, 변호사, 검사, 판사 대신 ‘상(商)’을 붙인다. 여기에 숨겨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
마지막에 보니, 다음 책은 ‘정말로’ 쉽게 쓰신다고 하셨으니까 기대해봐야겠다. 그렇다고 어려운 책이면 안 읽겠다는 말은 아니다. 또 어떤 소재로 쓰실지 궁금하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