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범
권리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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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가 주가 되는 소설을 좋아한다. 그동안 다양하고 많은 디스토피아를 만나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상상’이 죄가 되는 디스토피아는 처음이다. 그것이 책을 펼쳐들게끔 했다. 기발한 소재야말로 이 책의 최대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몇 명의 주인공을 시점으로 줄거리가 진행된다. 이들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누구도 혼자 존재하고 있지 않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복잡성’이 최대의 난제로 떠올랐다. 분명히 한글로 된 단어, 문장, 문단을 읽고 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려웠다. 뭔가 상상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 한 것처럼 보였다. 현실에서 바라보는데 이해가 될 리 있겠나, 싶기도 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맞춰서 작가님이 몇 가지의 웃음 장치를 해 놨다. 발견한 건 두 개밖에 없다. 혹시 더 있을지도 모른다. 하나는 ‘URAZIL’이라는 정부의 이름이다. 다른 하나는 F가 섞여 있는 공식이었다. 잘못 봤나 싶어 몇 번이나 되돌아갔다. 또 다른 하나를 추가하자면, 변호사, 검사, 판사 대신 ‘상(商)’을 붙인다. 여기에 숨겨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

 

마지막에 보니, 다음 책은 ‘정말로’ 쉽게 쓰신다고 하셨으니까 기대해봐야겠다. 그렇다고 어려운 책이면 안 읽겠다는 말은 아니다. 또 어떤 소재로 쓰실지 궁금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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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북클럽
박현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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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보니 반가운 제목이 보인다. 그래서 더 읽고 싶었나 보다. 몇 권은 읽었고, 몇 권은 읽지 않았다. 이상하게 책 속에서 인용된 책은 더 읽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렇게 읽게 된 책은 또 처음과 다른 느낌을 가져오기도 한다.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지 않기도 한다. 분명히 이 구절이 마음에 들어 밑줄까지 쳤는데 원래 책에서 보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왜 그런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냥 그런 거다. 이처럼 책 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그냥 보려고 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책이다. 이런 책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하면 항상 아쉽다. 조금이나마 덜어보려고 또 다른 책을 집어 든다.

 

수요일에 북클럽 활동을 하도록 선고받은 아이 4명이 모인다. 카페의 주인장은 그들에게 한 권씩 읽을 책을 지정해준다. 그러면 읽고 난 뒤에 밑줄만 그어오면 된다. 간단하니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 그런데 별로 책을 안 읽은 사람이나 여러 책을 읽은 사람 모두가 그 과정 속에 빠져든다. 자신도 모르게 개인사를 꺼내놓기도 하고 주인공에게 ‘공감’한다. 다들 살아온 환경이나 가지고 있는 가치관도 다르다. 이들이 카페에 모이고 친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날개에서 책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모임(북 클럽)이 있으면 좋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쁠 때가 있는 법이다. 조만간 나가서 책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여기서 읽을 책을 메모해두었다. 먼저 읽을 책은 <소설처럼>이다. 독서에 대해 기막힌 정의를 해 놓았다. 그밖에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어떤 식으로 심리묘사를 해 놓았을지 궁금하다. <모모>에서는 ‘공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할 것 같다.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안나 카레니나>로 화룡점정을 찍게 되면 또 뭔가가 솟아나겠지. 마지막으로, <수상한 북클럽 2>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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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연애 블루스
한상운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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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막 이별을 통보받은 한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 남자는 영화관에서 한 여자를 본다. 길거리에서 그녀를 구해준 이후에 계속 얽히게 된다. 무슨 일에 휘말렸는지 모른 채로 남자는 쫓기게 된다. 어디엔가 위태로워 보이는 비밀스러운 여자, ‘수정’과 함께. 의뢰를 받은 해결사도 이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사건은 간단하지가 않다. 여러 사람의 돈과 야망이 얽히면서 추격과 부탁은 계속 된다. 결국, 남자는 망가진 몸을 이끌고 직접 담판을 지으러 간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이러한 면모가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마침내 모든 일이 끝에 다다라 평화가 찾아왔을 때, 남자는 외로움의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생각보다 무거운 분위기인데다 폭력과 음모술수가 난무한다. 그럼에도 한 권이 금방 읽힌다. 물론 얼떨떨한 기분과 약간 의문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마지막에 등장인물의 독백과도 비슷한 스스로가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에필로그에 나오지는 않지만, 그렇게 외로움을 견디고 난 뒤에 (종이 밖의 세계에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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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2 - 살인 게임 판타스틱 픽션 그레이 Gray 2
배리 리가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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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것이 3권으로 완결된다는 것을. 단지 살인자를 사냥하는 살인자의 이야기(“I Hunt Killers”)라는 게 독특했다. 그리고 최근 우연히 신간 코너에 있는 2권을 발견하고 뽑아왔다. 며칠 만에 끝 장에 이르렀는데 뭔가 시원하지 않는 느낌이다. 마지막 권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을 것 같다.

 

공백 기간 동안 주인공 재스퍼는 더욱 성장한 것 같다. 그만큼이나 내면의 어두운 부분도 커졌다고 할까. 연쇄살인마 아버지와 평범한 소년의 삶 속에서 계속 방황한다. 심리 상태를 엄청나게 잘 묘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이에 재스퍼의 아버지의 사이코 기질은 발전했다. 훨씬 더 담대하고 잔인하다. 도대체 무슨 비밀이 더 숨겨져 있어서 독자들과 밀고 당기기를 계속 하는 것인지.

던져 놓은 조각을 회수하러 갈 때는 언제쯤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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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 The Gorgon's Look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0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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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추리 소설’ 코너에서 제일 먼저 읽게 된 책은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이다.

사실 이 작가의 책은 이번이 네 번째이다. <킹을 찾아라>, <요리코를 위해>, <1의 비극> 에 이어 여기까지 왔다. 치밀한 묘사와 함께 기발한 트릭은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라이프캐스팅으로 유명한 조각가가 복귀를 하기 위해 자신의 딸을 모델로 석고상을 만든다. 그러나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는 유명을 달리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석고상의 머리가 도난 되는데. 탐정은 하나하나씩 따져가면서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는데. 모든 것이 밝혀지기까지 눈여겨봤던 것은 인물의 ‘불완전성’이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추리작가로 나오는 주인공도 백발백중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더 현실감 있게 보였다. 사건의 주변 인물들도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이 모여서 석고상에 관한 일련의 일들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약간의 심증과 의아함을 가지고 지켜봤지만, 결국에는 뒤통수를 맞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사건이 해결될 때의 느낌이 좋다. 역시 추천할 만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조각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문제니 던져지는 실마리나 사건의 진행과정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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