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 재판 - 사람이 아닌 자의 이야기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2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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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좋아하는 작가로 급부상했다. <유괴>를 시작으로,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대낮의 사각 1>을 거쳐서 이번 <파계재판>은 네 번째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다. 하나같이 엄청난 트릭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사람이 마치 홀린 것처럼 멈추지 않게 한다. 그의 진가는 촘촘하게 엮여있는 사건의 진행을 볼 때 드러난다. 무심코 넘긴 장면에도 무엇인가 숨어있다. 그러니 집중해서 봐야한다.

<파계재판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이야기가 단 한 장소에서 시작되고 끝난다는 것이다. 한 남자의 무죄를 밝히는 변호사의 이야기가 기자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마지막을 보면서 또 감탄하고 간다. (물론 이전 작품을 본 사람의 경우에는 재판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좀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래도 꼭 보기를 바란다. 한 50페이지까지 보다가 그만둬도 괜찮다.)

이제 조만간 <문신 살인사건>과 <대낮의 사각 2>를 읽어야겠다. 다른 작품은 출간될 계획이 없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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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시장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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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하면 단편은 잘 읽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책 뒤쪽의 구절에 이끌려서 집어 들게 됐다. 그 후에야 비로소 단편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긴 호흡을 가지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바꿔 말해, 이것이 바로 단편을 잘 보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국경시장>은 그들과 사뭇 달랐다. 가끔 단편임에도 여운을 남기는 게 있다. 분명 소재와 인물이 달라지지만 묘하게 계속 되는 느낌이랄까. 좋았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국경시장’이다. 우연히 흘러들어간 시장에서는 일반적인 화폐가 통용되지 않는다. 그것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기억을 팔아야 한다. 처음에는 아주 어릴 적 기억을 팔다가도, 어느 순간 모든 것을 잃은 채 나락으로 떨어진다. 다음으로, 독특한 병에 대한 ‘쿠문’이다. 엄청난 천재성을 발휘하지만, 이는 죽어가는 몸의 마지막 발악이랄까. 주인공은 끊임없이 고민한다. 마지막으로, 창작과 죽음에 대한 <필멸>이다. 엄청난 음악적 작품이 탄생했는데 이것은 과연 누구의 소유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계속 “선택”이 반복된다. 생과 행복 사이에서, 죽음(고통)과 능력 중에서, 또 창작과 죄의 가운데에 서서 고민한다. 그래서 다음 작품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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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여고 탐정단 : 탐정은 연애 금지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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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여고 탐정들이 다시 돌아왔다. 더 흥미진진한 사건과 함께. 1권 때부터 느끼는 거지만, 각 권마다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작가님에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그나저나 연애의 향기가 물씬 피어오르는데.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 사귈 지? (깨알같이 편지도 보내고 말이야. 정말 좋아하긴 했나봐?) 이들이 대학에 가는 과정까지도 과연 볼 수 있을 것인가. 망설이지 말고 다음 권을 어서 주십시오. 이만큼 보여주시고 멈추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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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아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박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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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곳에서 각기 다른 사건이 일어난다. 물론 둘 사이에 접점이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 (작가의 책을 한두 권 읽은 게 아니라는 말씀! 괜히 뿌듯함) 생각보다 살인의 수법이 잔인해서 놀랐다. 그런 식으로 망자를 모욕하면 안 된다고!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일지 읽어보시라. 그 사람에게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다른 사람의 것도 그만큼 소중하다고. 진짜 잘못한 거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모방범>이 최고다. 그런 전율을 다시 느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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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법칙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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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격렬한 내용이었다. 막히는 부분 없이 잘 넘어갔다. 곁에 있는 사람의 부재와 상실을 견디는 두 가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평탄한 인간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떠난 사람의 빈자리는 무척 크다. 뭔가 담담한 듯 보이면서도 묘한 울림이 있다. 그래서 더욱 와 닿았다. 등장인물이 본인의 감정을 직접 이야기했으면 느낌이 반으로 줄었을 것이다. (정확하게 이 감정이 무엇인지 표현할 수는 없지만) 읽는 이의 마음을 살살 어루만지는. 다른 작품이 없나 찾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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