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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봄이었어요
나태주 지음, 더여린 그림 / 문학세계사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
이 시는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풀꽃' 이라는 시에요. 이 시를 쓰신 나태주 시인님이 이번에 첫 동시집을 발간하셨는데 그 책이 바로 이 <엄마가 봄이었어요>입니다.
제목부터 감성적인<엄마가 봄이었어요>의 표지를 보면 노란 바탕에꽃들과 엄마와 아이의 그림이 표지에 그려져있는데, 처음 받자마자 기분이 따뜻해지더라구요. 소박하지만 예쁜 그림인 듯 해서 좋았어요.
나태주 시인님의 인사말을 보면 '시는 어린 사람들이 읽어야 세상이 맑아지고 아름다워'진다고 하셨어요. 저도 시를 읽는다하면 단어 하나하나에 밑줄쳐가며 시인의 의도가 무엇인지 공부했던 기억이 나곤해요. 하지만 시인이 시를 썼을 때 자신의 시가 그렇게 읽혀지기를 바라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이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시가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해주고 자신만의 느낌으로 시를 볼 수 있도록 꾸준히 읽어주면 좋겠단 생각을 했구요.
시집은 크게 4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1. 아기가 자랄때 - 14편, 2. 엄마가 봄이었어요 - 14편, 3. 목편꽃 그늘 아래 - 13편, 4. 하나님께 드리는 편지 - 13편 총 54편의 동시가 담겨져있습니다.
그 중에서 몇가지 시를 소개해드릴게요.
[아이스크림과 아기]
5살난 저희 아이의 제일 으뜸 간식은 아이스크림이에요. 매일 먹고싶지만 약속한 날만 먹기위해 참기도 하구요. 이 시를 읽으니 저희 아이가 생각나기도하고 시 속의 아이가 너무 귀엽더라구요. 아이스크림을 앙하고 물어서 먹어야 빨리 녹지않고 흐르지 않으니 그렇게 먹는게 좋다고 얘기해주지만 혀를 귀엽게 날름거리며 음미하는 저희 아이의 모습도 시로 한번 써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모른다]
아이를 데리고 같이 다니다보면 제일 많이 받는 질문중에 하나가 바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에요. 저희 아이는 늘 그때마다 엄마도 좋고 아빠도 좋아요.라고 대답하는데, 시 속의 아이도 저희아이와 같이 엄마 좋아요 아빠도 좋아요.라고 대답하고 있는 게 공감가더라구요. 저희 아이도 시속의 아이처럼 더 좋은 사람이 그때그때마다 바뀌고 있지만 그렇게 대답하는 건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엄마가 말했어요]
이 시는 읽고 눈물이 핑돌았던 시였어요. 시집의 제목인 '엄마가 봄이었어요.' 구절이 들어간 시인데 두툼하고 귀여운 아이발 그림과 새싹이 어울려 더욱 예쁘게 느껴지기도 해요. 아이가 첫 걸음마를 시작할때의 신기함과 감동이 생각나기도 하구요. 그런 아이의 걸음이나 손짓을 시적으로 예쁘게 표현하고 있어요. 저에게 아기는 늘 봄의 생명력이지만 아이도 저를 따스한 봄으로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내 바뀌었구요.
[개나리 4]
이 시를 읽으며 아이가 자라 혼자 있을 때에 속상하고 우울한 일이 생긴다면 주위를 둘러보고 길가에 있는 꽃한송이 나무 한 그루, 파란하늘 등을 보면서 위로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시기상 자주하진 못하지만 같이 숲놀이도 자주 가고 자연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는데, 앞으로도 같이 많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함께하고 싶단 생각을 해봅니다.
[축복]
아이는 부모의 기쁨이기도 하지만 온 가족의 사랑을 받는 존재에요.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자손녀 사랑도 빼놓을 수 없죠. 그런 아이가 자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시와 같은 말을 하는 아이를 축복이라고 표현한 것이 인상깊어요.
사실 동시라고 하면 아이에게 읽혀주어야할 시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태주 시인님은 마지막에 담긴 시인의 말에서 이렇게 말씀하세요.
"동시를 누가 읽어야 할까요? 어린이들이 먼저 읽고 어른들도 따라서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평화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 사람의 마음은 쉽게 더러워지는 걸레와 같다 하겠습니다. (...) 이렇게 더러워진 걸레와 같은 사람의 마음을 빠는 것이 바로 시입니다. (..) 마음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마음을 빨래하기 위해서 시를 읽어야 합니다."
신기하게도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제가 먼저 읽으면서 소위 말하는 힐링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아이의 행동이나 아이의 생각을 담은 글을 간결하게 표현한 동시를 읽으니 자연스럽게 미소가 생기고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구요. 순수한 마음을 담아낸 동시집을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한번 더 생각해보고 아이와 같이 읽으며 얘기하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