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 폰 인사이드 - 내 손으로 만든 아늑한 작은 공간 캐빈 폰
프리다 문 글, 강경이 옮김, 자크 클라인 기획 / 판미동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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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양평에서 기숙사생활하며 일했을 때가 떠오른다. 일하는 병원 옆에는 자연과 함께 있는 별장들이 있었는데 수영장까지 있어서 여름에 살기 좋은 곳이구나 싶었던 장소

왠지 그 때가 떠오르는 건 지금은 아니더라도 먼 훗날 여유가 생기면 도심 말고도 자연 속에 아이디어 가득한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그런 꿈을 꾸며 읽기 좋은 <캐빈 폰 인사이드>를 서평책으로 만났다. 참 오랜만에 책에서 글보다 사진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은 책을 보니 더욱 반갑다.

내 머리속은 휴식을 취하며 사진감상을 시작한다. 그리고 자연속에, 자연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가지각색의 주거환경을 살펴보며 먼 미래에 자연속에서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생생히 상상해본다. '나는 어떤 아름다운 주거환경에서 삶을 마무리하게 될까?' 혹은 코로나가 지나가고 나서 자연속으로 가족이나 친구와 여행을 갈때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를 주거로 형상화한 곳에서 즐기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자연 속 '새집'을 '사람집'으로까지 적용해 보는 '버드박스?'


계절의 차이가 심하지 않는 발리에서 한번쯤 있으면 좋을 확트인 볏짚오두막집?


등등....

그리고 이런 다양한 집들을 삶 속에 끄집어 왔을 때 나오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적힌 글들을 보면서 ,집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더욱 직시하니 완성된 작품에 대한 감탄이 더 깊어지는 듯 하다.

위에서 소개한 버드박스만해도 만든 분께서 설계와 공학의 한계에 부딪치며 곰곰히 생각해서 만드신 작품이라고 한다. 나무 위에 집을 지는 것을 꿈꾸면서도 그 현실의 어려움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문제해결점을 찾아낸 그 끈기에 대해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 그리고 버드박스의 경우 노르웨이의 먼 북쪽 지방에 오두막을 짓는 경우이고 그 외에도 다양한 나라들에서 시도한 다양한 사례들이 들어있어서 그 나름대로의 다양성을 맛보는 재미도 있다.

그럼에도 개선의 여지는 많다. "아마 몇 년간 이곳저곳을 고치고 있을 겁니다. 이 오두막의 거의 모든 것들이 평균 세 번쯤 다시 만들어졌어요." 그러나 대미언에게는 그런 과정이 모두 즐겁다. "집을 짓는 동안 배운 게 있습니다. 바로 인내지요."

"생각하고, 곰곰이 생각하고, 해결하라." 이렇게 말한 뒤 그는 다시 덧붙인다. "다시 곰곰이 생각하고, 어쩌면 또 다시 곰곰이 생각하고, '그 뒤에' 만들어라"

또 한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데 부족함의 교훈이랄까? 도심 속에 지어진 건물들은 그 자체로 단단하고 완벽해보이지만 서도 자연 속에서 소소하게 만들어진 오두막의 경우 자주 고쳐줘야 하고 그 외에도 자연속에서 와이파이와 같은 첨단생활을 누리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자체로 만족하는 법과 마음의 여유를 선물하게 하는 듯한 문구.

빠르고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첨단생활은 사람에게는 좋지만 자연을 돌아보지 못하게 만들었지 않나, 편리한 교통수단을 위해 산을 깎아 터널을 만들고, 단지로 개발하는 모습에서 우리 삶에 소중한 것들을 훼손시키지만 자연은 자신들과 함께하려 마음의 여유를 가진 이에게는 평화로운 교훈을 선물해 주는 듯 싶다.

도심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이 보지 못한 것을 말이다.

나 역시 도심 속에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이 책에서 나오는 창작자들이 가지는 가치는 읽기만 해도 자연과 함께하는 느린 삶의 가치가 작게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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