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의 본색 - 폼 안잡고 색깔 내는 감독의 모든 것
류승완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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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 또한 류승완감독이 그랬던것 처럼 중학교때부터 로드쇼, 스크린, 키노 등 영화잡지를 봐 가며.. 동시상영관을 들락거린 이력이 있어서인지 그는 정겨운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친구같다. 내가 그의 영화에 그닥 열광하는 건 아닌데 말이다.. 
그의 장편 데뷔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카이스트 강당에서 혼자 봤었다. 사전지식 전혀 없이 그냥 우연히 보게 된 영화는 폭력과 욕설이 난무함에도 불구하고 연기같이 않은 자연스러움과 다큐멘터리같이 느껴지는 사실감으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었다.
젊다 못해 새파랗던 초짜 감독 류승완은 이제  제법 눈가에 주름이 잡히는 중견 감독이 되어 충무로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진 스타감독이 되어 있었다. 

"류승완의 본색"은 그가 본 영화와 그가 만든 영화에 관한 이야기로 크게 나뉘며 사이사이 각종 매체들과의 인터뷰들이 같이 엮어져 있다. (사실 그의 책은 박찬욱의 몽타쥬와 오마쥬에 비해 참으로 산만스럽고, 엉성하긴 하지만.. 왠지 그냥 픽 웃으며 보게 된다)
사실 그가 좋아하는 영화와 만드는 영화들은 나의 취향과 잘 맞지 않는다. 그러나 90년대 영화를 진지하게 봐왔던 씨네필을 그리워하는 정서와 천편일률적인 멀티플렉스를 개탄하는 것에서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을 꼽자면.. 연애시절 지금의 아내가 그에게 했던 말이다. 적을 만났을때 여자가 남자 등뒤에 숨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같이 등을 맞대고 적을 향해 싸우는 관계가 되자고 했단다. 그가 황금어장에 나와서 아내를 동지로 표현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었다. 
그말이 어찌 그리 멋지던지.. 인생의 동반자란 그런 관계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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