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 비야·안톤의 실험적 생활 에세이
한비야.안톤 반 주트펀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평점 :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던 한비야씨가 언젠가 배필을 만나서 결혼을 했다는 소식은 들었다. 그 이후 그녀의 모습을 그녀의 책이 독자들에게 나오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흐른 듯하다. 결혼 이후의 그녀의 생활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하는 셈이다.
혼자서도 씩씩하게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하는 한비야씨라 생각했기에 그녀의 만혼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요즘엔 결혼이 필수도 아니거니와 결혼생활도 자체도 녹록지 않기에 비혼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선택도 점차 존중되고 있는 듯 하고~~. ( 국가적 차원에선 인구문제가 대두되고 있기는 하지만.. )
구호현장에서 함께 일하면서 만난 인연이라서 서로의 일을 존중하는 이들 부부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공통점도 많지만~ 동양권 과 서양권,, 이처럼 완연히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 온 이들의 차이점도 극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보완하면서 스스로를 < 플래닝닷컴 부부 >로 지칭하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현실 이야기에 쏘옥~~ 몰입하게 된다.
보통은 30대에 만나서 60년을 함께 살아간다고 한다면,,
이들의 결합은 60대에 만나서 30년 정도를 살아가는 삶이기에,
함께 하기에도 짧은 시간을 더욱 농밀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서로 한 챕터씩 번갈아 교환일기 쓰듯이 아내와 남편의 글이 나란히 수록되어 있다.
@ 이들 부부의 살아가는 법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 따로 또 같이 > 가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3개월은 한국에서 같이 3개월은 네덜란드에서 같이..
6개월은 각자 있는 곳에서 자신의 일에 매진하기
결혼한 부부가 자발적 LDR을 추구한다?!! 신선하다.
-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서로가 성장할 여백을 두기 -
이 부부가 끈끈하게 이어주는 것중 하나는 아마도 이들의 가치관이 아닐까 생각된다. 구호단체에서 일했던 경험으로 녹아든 이들의 원칙!!
< 곤궁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건 우리의 임무이며, 이들은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을 품위있는 인간으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
이 명료한 지침은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존재하는 모든 상황에 적용된다고 믿는다. 일상생활에서도 구호현장에서도 도움받는 사람을 절망적인 대상으로 보거나 그렇게 대우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들 역시 품위 있는 인간이다. 다만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있을 뿐이다.
만혼의 신혼여행 ??
쿠바로 가는 신혼여행,, 그리고 신혼여행에서 배우는 열혈 스페인어 정복기~!!
신혼여행길에 벽돌 스페인어 문법책을 넣어가는 학습매니아?!!
이것도 쿵짝이 맞아야 가능한 법..
역시 열정적인 한비야씨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들 부부의 결혼식 준비 이야기에 요즘 신혼부부의 트렌드를 보는 듯하다.
며칠전, 직장 후배가 결혼한 뒤 준비했던 실용적인 답례품을 떠올리게 한다.
@ 한비야! 그녀에게 배우다!
열정녀! 그녀가 네트워크를 넓혀가는 비책, 하나~
처음 참석하는 국제회의에 가기 전에 반드시 이전 회의록을 꼼꼼히 읽기!
이는 진행중인 토론의 배경과 내용을 파악하고 <좋은 질문> 몇 가지를 준비하기 위한 것!! 이런 과정 속에서 그녀가 얻는 실제 소득은 성실한 답변이 아니라
주요 국제구호단체에서 온 사람들에게
나와 소속한 단체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얻는다고 밝힌다.
그녀의 혼자 있는 힘이란~ !!!
- 누구랑 같이 있어도 좋지만 혼자 있어도 민망하거나 누군가가 아쉽지 않은 그야말로 혼자만으로도 충분한 상태!!
- 혼자있어도 아쉽지 않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자유로움
@ 책장을 덮고 곱씹게 되는 책 :
움켜쥐려고만 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는 다른 차원이 다른 이 부부의 계획~!!
차가운 손보다 살아있을 때 따뜻한 손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주라~!!
그래, 이런 계획이 있어야하는 거였지~,,,
나눔의 삶~!!
내가 배운 것들, 내가 누린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는 노력..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