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펼치니 박완서 님의 수줍게 웃는 사진에 시선이 꽂힌다. 작가님의 푸근한 글 만큼이나 따스하고 품어주는 인상이 그대로 묻어난다. 사진 아래 박완서님이 생전 하셨던 말!

~ 차오를 때까지 기다렸다는 게, 지금까지 오래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거 같아요

경험이 누적돼서 그것이 속에서 웅성거려야해요~

작가님의 소설은 스토리 전개가 탄탄하고, 맛깔나는 표현으로 그 몰입감이 엄청나지만, 에세이에서도 오랫동안 곰삭은 생각과 더불어 그녀의 생활이 고스란히 우러나기에 또 다른 읽는 맛이 난다. 이번 책 <사랑을 무게로 느끼지 않게>에는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외에 미발표작이 함께 수록되어 오랫만에 다시 작가의 푸근함 속으로 풍덩 안기는 느낌을 받게된다.

 

 

 늘 머릿속에는 구상이 몇 개씩 비축되어 있어요.

 발효의 시기가 끝나면 하나씩 꺼내쓰지요

 항상 제 나름의 그룸을 치고 있는데 거기에 걸려드는 부분이 경험과 만날 때

 어떤 영감을 부여한다고 할까요..

늘 머리 속에 이야기 실타래가 몽글몽글 저장되어 있어, 평생 심심하지 않으셨을 것 같다. 천상 이야기꾼~!! 이시다. 생전 그녀의 입담은 어땠을까? 작가님의 글만큼이나 정곡을 콕콕 짚어내면서도 듣는 이들이 쏘옥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이 있으셨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살아온 연륜을 통해 얘기해주고픈 이야기 꺼리도 무궁무진하거니와 그녀의 호기심 많은 어린 시절을 지냈던 개성과 유학온 서울 살이의 곰삭은 추억은 줄줄이 사탕처럼 그 다음 맛을 기대하게끔 한다.

매일의 일상에서 이야기꺼리를 끄집어 내는 기발함이 작가의 빵빵한 이야기 보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사랑이 무게가 되지 않게...

너무 지나치지 않은,,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사랑이되

사랑의 넉넉함이 느껴지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쿨한 무중력 사랑!

나의 사랑이 상대방에게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는 편안함을 허하는

작가의 사랑의 표현은 절제되어 있다.

만일 부자가 되더라고 자기가 속한 사회의 일반적인 수준에 자기 생활을 조화시킬 양식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부자가 못 되더라고 검소한 생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되 인색하지는 않기를,

아는 것이 많되 아는 것이 코 끝에 걸려 있지 않고 내부에 안정되어 있기를,

무던하기를.. 멋쟁이이기를...

작가가 부모의 마음으로 전하는 말~!! 로 다가온다.

다시,, 곱씹어 본다.

 

그녀의 삶이 오롯이 반영되어있는 깊은 맛이 나는 책~!!

<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

= 네이버카페 문화충전을통해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자유로이 작성한 후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