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장례식
박현진 지음, 박유승 그림 / 델피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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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품에서 지내온 화가인 아버지의 죽음과

그의 장례식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인 이 책은

박현진 & 박유승 부자, 2인의 공저로 되어있다.

화가인 아버지의 그림과 작업노트, 그리고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들의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진 책이다.

화가가 61세가 되던 해, 양극성 정동장애와 암이라는

정신과 육체의 병이 엄습한다. 화가는 깊은 수렁에 빠지지만

그것에 머물러 주저앉지 않는다.

이 책에 올려진 그의 그림을 보노라면,

처음엔 그의 삶이던 제주를 느끼게 되고,

점차 갈수록 화가의 강인한 신앙과 영적인 스펙트럼을 마주하게 된다.

제일 처음 등장한 그의 그림, < 새들이 깃들이다. >

그리고 제주의 풍광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 할망바당 >

땅 위의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 언젠가는 거목이 되고

새들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천국 미술관 숲으로 각종 새들 생명의 소리가

쟁쟁하게 들려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태풍의 기억에서 그린 그림, < 피난처 >

태풍에 대비하여 배를 끌고 있는 사람들,,,

이 그림을 보면서 연전에

러시아 여행에서 마주했던 <일리야 레핀의 볼가강의 배끄는 인부들>.. 이란

그림이 문득!! 떠오른다.

언젠가 커다란 폭풍이 밀어닥칠 것입니다.

그 때가 가까워져 오면 사람들은 무엇인가 준비할 것입니다. 등불과 기름을 , 한편으로는 비상식품과 의료상비품 등을.

아무 관심도 없이 준비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든 것과 생명까지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 날이 다가옴을 보며 각자가 자기 믿음만큼 준비할 때입니다.

그의 그림 속에서 나타나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성서 속의 이야기는

그의 갈망과 신앙을 그림 속에서 구현해 낸다.

그의 영적인 갈망이 녹아있는 < 야곱의 꿈 >


그가 남긴 그림 속에 남아있는 그의 영혼과 제주의 정감과 더불어,

남겨진 가족의 그리움이 아들의 서술을 통해 전해져 온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들 그리고 나머지 식구들의 상실감과 그리움은 아버지의 그림과 같이 또 다른 결의 서술로 이어진다.

- 생각의 한 편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져 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붙잡아 둘 방법을 헤아리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는 아버지를 외면하고 내몰았던 냉정했던 내 모습들이, 순간순간들이 기억 어딘가를 두드리고 있었다. 기억을 남기려는 욕구와 지워버리고 싶은 충동이 함께 일어나던... 아버지를 잃은 지 만 하루가 되어가던 그 때. 슬픔이 머문 자리에 죄책감이 밀려오고 있었다. -


절망에 머물러 있지 마세요

희망을 버리지 말아요

감당 못할 벽이 당신을 막아서더라도

그것이 죽음일지라도...

당신의 삶에 새들이 깃들이기를..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자유로이 작성한 후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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