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 - 마종기 산문집
마종기 지음 / &(앤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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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기 시인을 처음 마주한 것은 <우화의 강>이라는 시였다.

아주 오래전,,, 친구가 필사해준 시~!!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시인의 산문집은 처음 만난다. 그리고 그의 색다른 이력에 눈길이 가게 되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일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에 탁월한 재주가

있었고,, 게다가 학업에도 두각을 나타내었기에 의대에 진학을 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엄친아의 전형적인 모범이 아닐까?!!

등단도 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의사생활도 하고..

의대 교수로서 재직하는 등....

그의 지난 이력이... 이번 산문집에.... 그대로 반영되어있다.

그는 능력과 재주 뿐만이 아니라, 인복도 타고난 듯하다.. 주변에 그가 만나 소통하는 지인들도 역시 저자 못지 않다. 물론 이는 평소 저자의 관심사와 취미나 성향이 그가 어울리는 이들에 그대로 반영되는 결과이기도하지만 말이다.

자신의 일상을 풀어가는 중간중간 그의 시를 만난다.

.... 눈송이는 내가 산 날들을 계속 지워버린다.

왔던 길도 눈앞에서 사라지고만다면

내 길은 지금 어느 마을을 헤매고 있을까.

있디만 보이지 않는 우리들의 고향이나

인간은 도대체 모두 실향민이라는 철학자.

겨울은 함박눈으로 조근조근 응답했다.

글 속에서 단지 시문학에 한정된 바운더리가 아닌

연륜을 통해 예술의 전반을 넘나드는 통섭의 삶을 누리고 있는 저자의

폭넓은 스펙트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시, 문학 뿐 아니라 여행, 미술, 음악적인 감수성 및 그의 견해가

글 전체에 드러난다.

중간중간 만나는 그의 시,, 시인이 말하는 자신의 시에 대한 단상 속에

그의 따뜻함과 겸손함이 묻어난다.

휘몰아치게 바쁘기만한 생활 속에서

한 템포 쉬어가며 생각하는 책으로 힐링하게되네요~,,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한 후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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