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객의 노하우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고 오직 걸으면서 스스로 터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산보객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뜻밖의 사소한 발견에서 즐거움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냥 지나치던 어느 집 창문 베란다에 놓인 제라늄 화분이나 오래된 담벽의 이끼가 그리는 알 수 없는 무늬에 눈길을 보낼 줄 알아야 한다. 산보객은 지식이나 교훈보다는 체험과 느낌을 찾는 사람들이다. 산보객은 무슨 엄청난 발견이 아니라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작고 사소한 것들에서도 즐거움을 느끼며 예상치 못한 발견이 제공하는 신선함과 경이로움을 통해 스스로가 새로워지는 느낌을 갖는 사람이다. 살짝 열어놓은 대문 사이로 보이는 숨어 있는 정원, 돌 벽의 신비한 무늬, 오래된 건물의 높은 벽에 남아있는 희미해진 광고, 새로운 길 이름, 지하철역 이름, 어떤 이가 살았던 집임을 알리는 석판 하나하나가 즐거움을 제공한다.
-p.95

메르시에는 습관적 시선을 깨고 항상 새로운 눈으로 도시 현상을 관찰했다: "단순한 사물일수록 그것을 관찰하는 사람의 눈을 피해간다.
우리 주위에는 우리가 하찮은 것이라고 여겨 습관적으로 보지 않게 된 중요한 현상들이 즐비하다. 그런 습관이 붙게 되면 아무리 예민한 정신을 가지고 관찰해도 우리 주위의 어떤 현상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냥 흘러가버리게 된다. 그래서 언제나 우리 눈앞에 있는 것을 똑바로 바라보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된다."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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