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새 물건이 (공짜로) 늘어나면 무조건 기뻤다.하지만 오늘 밤은 내가 과연 이걸 쓸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집 정리를 좋아하는 어린애가 자라서 쓰임이 불분명한 물건을 집에 쌓아두는 일이 마음에 걸리는 어른이 됐다. 지금의 나에게는 좋아하는 물건만 두기에도 부족한 나의 공간‘이라는 말이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부족한 인생‘이라는 말과 닮게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