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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딘딤과 주앙 할아버지 ㅣ 국수 동화 1
윤병무 지음, 이철형 그림 / 국수 / 2022년 2월
평점 :
펭귄과 할아버지가
친하게 지내는 게 신기하고
재밌을 것 같아.

펭귄 딘딤과 주앙 할아버지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어촌 마을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화책이에요.
펭귄과 할아버지의 사연은
영국 BBC 방송에 사연이 소개되기도 했다는데요.
인간과 동물 간의 우정이
정말 가능한지 규씨와 함께 책을 통해
확인해 볼게요~

꼬마 펭귄 친구들이 대서양을 힘차게 헤엄쳐
먹이가 더 많은 북쪽으로 가고 있어요.
그런데 배에서 검은 기름이 유출됐고
그것을 뒤집어쓰는 바람에 꼬마 펭귄들은
제대로 헤엄칠 수 없어 지쳐 쓰러지고 말아요.
그중 한 펭귄은 이름 모를 바닷가까지
떠밀려 왔는데 다행히 한 할아버지의
눈에 띄어 구조될 수 있었어요.
딘딤과 주앙 할아버지의
첫 만남이었죠.

잡혔거나,
딘딤처럼 좋은 할아버지를 만났거나,
바다에 둥둥 떠다니다
잡아먹혔겠지...

주앙 할아버지는 펭귄 딘딤의 기름때를 씻겨주고
신선한 생선도 구해와 먹여주었어요.
생선이 할아버지의 손끝에서
내 부리로 쏙쏙 들어왔어.
할아버지의 말소리도 내 귀로
쏙쏙 들어왔어.

이 책은 펭귄 딘딤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듯 전개되는 구성인데요.
정신없이 생선을 먹으며 딘딤이 한 말을 읽더니
규씨가 진지하게 한 말이었어요. ㅋㅋ
주앙 할아버지 덕분에
잘 먹고 잠도 잘 잔 펭귄 딘딤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왔어요.

주앙 할아버지와 딘딤은 뉴스에 나온
소식을 보고서야 유조선이 원유 찌꺼기를
바다에 몰래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사고로 기름이 유출된 지 알았더니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아끼려고
바다에 버린 거였네요...
이 소식에 화가 난 규씨는
입을 앙 다문 채 코로 큰 숨을 내뱉었어요.

아니!!
찌꺼기를 덮은 생명들이
다 죽잖아요.
얘네를 죽이지 마세요!!

모리셔스 생각난다.
일본 배가 경로를 이탈해가지고
돌에 박아서 기름이 새서 32년 걸린다고.
머리카락 나눔도 했었잖아.
그때 생일파티였어.
기름에 덮여서 물고기도 죽고.
얼마 전 TV에서 2020년 모리셔스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방송을 했었어요.
'와카시오'호에서 1천 톤 이상의 기름이 유출돼
물고기와 돌고래가 떼죽음 당했고
복구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는 내용이었죠.
펭귄 딘딤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모리셔스 이야기가 생각난 모양이에요.
어느 한 무리의 인간들 잘못으로 죄 없는
동물들과 그 나라의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에 규씨도 저도 답답하고 화가 났어요.

글을 읽다 보면 유조선, 원유, 대서양 등의
단어에 *별 표시가 되어 있어요.
그리고 하단에는 해당 단어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놓아
이해를 도와주고 있어요.
보통 규씨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제가 대략 설명을 먼저 해주고
국어사전에서 다시 한번 찾아서 알려주는데
펭귄 딘딤과 주앙 할아버지 책에는
주석이 달려있어 편했어요~

할아버지와 딘딤은 함께 낚시도 하고
사람들이 많은 해변을 같이 걷기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얼마 후 주앙 할아버지는
슬픈 마음을 억누른 채 딘딤을 바다로 돌려보내요.
펭귄은 자연에서 살아야 하는 동물이니까요.
하지만 딘딤은 다시 돌아왔고
그 후로 1년을 함께 보냈어요.
딘딤 이란 이름도 이때 지었고요.

규씨는 딘딤이 다시 돌아온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어요.
얼마나 할아버지를
놔두고 가기 싫었으면
돌아가지 않았을까?
마음이 얼마나 슬펐을까
생각이 들었어.
아마 갔으면 중간에 후회했을 거야.
딘딤이 문을 톡톡 두드렸는데
할아버지가 안 열어줘서
불쌍해 보였어.
딘딤은 이제 어른 펭귄이 되었어요.
꼬마 펭귄이었을 땐 바다로 돌려보내도
다시 돌아왔지만 이제는 바다가 그리웠어요.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이곳 생활이
더 이상 즐겁지 않았어요.

Q. 왜 즐겁지 않았을까?
즐겁지 않았는데 돌아가는 걸 왜 망설였을까?
친구들도 기억나고
가족도 기억나서
돌아가고 싶은 거 같아.
근데 할아버지를 두고 갈 수 없으니까...
할아버지가 보고 싶고,
할아버지가 좋으니까.

딘딤은 고향으로 떠났고
할아버지는 딘딤을 그리워했어요.
둘이었다 혼자가 된 주앙 할아버지는
얼마나 적적하셨을까... 마음이 안 좋았어요.
주앙 할아버지가 딘딤에게 편지를 쓴 장면에선
규씨도 슬퍼하며 할아버지가 불쌍하다고 말했어요.
딘딤은 고향인 '푼타톰보'에 무사히 도착했고
짝을 만나 알도 낳고 새끼를 부화하며 가족을 꾸렸어요.
9월 푼타톰보 집결 → 짝짓기
→ 산란 → 알 부화 → 3월 해산
마젤란 펭귄은 새끼를 어느 정도 키우면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고 해요.
그래서 딘딤도 꼬마 펭귄일 때 친구들과
북쪽으로 헤엄쳐 갔던 거네요.
펭귄 딘딤과 주앙 할아버지 책을 통해
마젤란 펭귄의 한살이도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딘딤이 암컷이었다는 사실도요~

딘딤은 가족들과 헤어져
다시 북쪽으로 3,000km를 헤엄쳐갔어요.
그곳은 바로!!
주앙 할아버지가 계신 리우데자네이루였어요.
와~ 푼타톰보에서 리우데자네이루가
이렇게 멀었다고??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약 400km인데
3,000km 면 부산을 왕복 3번 왔다 갔다 하고도
한 번을 더 갈 수 있는 거리라고 규씨에게 설명해 주자
대체 얼마나 오래 수영을 해서 간 거냐고 놀라더라고요.

어떠한 이해관계가 아닌 본능만으로
자신을 살려준 은인을 찾아 온갖 역경을 딛고
할아버지를 찾아간 펭귄 딘딤.
기특한 녀석~ㅠㅠ
마을 사람들이 먼저 딘딤을 발견하고는
주앙 할아버지 집으로 함께 갔어요.
그리고 딘딤은 속으로 생각했어요.
주앙 할아버지는
오늘 저녁밥을 일 인분 더 차려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어.

1인분 더 차려야 한대.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기다.
식당 할아버지야?
묘하게 웃겨.
규씨는 이 서프라이즈 상황에
먼저 기분이 좋아져서는 본인이 딘딤이 된 양
1인분 더 차려야 하는데 ㅋㅋㅋ
하며 신나게 웃더라고요.
규씨와 10년째 함께 해오고 있지만
아직 연구가 필요한 규씨의 웃음 코드.
ㅋㅋㅋㅋㅋ

딘딤은 그 후로도 서식지와
주앙 할아버지 댁을 오가며 생활했다고 해요.
지금도 오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책을 다 읽고 면지에 나와 있는 그림을 다시 보다
앞쪽의 면지를 보던 규씨는
할아버지 집 여기네.
노란 지붕.
주앙 할아버지는 안 나왔네 지금은.
주앙 할아버지! 딘딤~ 어딨니~?
앞쪽 면지는 딘딤을 만나기 전이고
뒤쪽 면지는 딘딤을 만난 이후의 마을 풍경이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참 평화로운 모습이에요~

실제 주앙 할아버지와 펭귄 딘딤의 모습이에요.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사진이죠~
인간과 동물 사이에 말은 통하지 않지만
신기하게도 마음은 통할 수 있음을
펭귄 딘딤과 주앙 할아버지 책을 통해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딘딤은 원유 찌꺼지를 뒤집어썼어도
운이 좋아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하고
떼죽음 당하는 동물들이 많을 거예요.
인간의 잘못으로 생태계가 위협당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에요.
당장은 내가 피해 보는 게 아니니
괜찮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아니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언젠간 돌아올 테니까요.

Q. 그 이후 어떻게 됐을지 상상해본다면?
+응원 메시지
딘딤 안녕.
할아버지가 안타깝게도
신을 만나러 가셨어...
그래도 너는 너니까 용감하게
살 수 있을거야.
화이팅!
추신:
쓸쓸하다면 우리 집에 와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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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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