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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짝이 아니어도 좋아 ㅣ 그린이네 동화책장
유영소 지음, 김이조 그림 / 그린북 / 2022년 1월
평점 :
초등학교 3학년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이 기대도 되지만 걱정이 더 앞서는
규씨를 위해 단짝이 아니어도 좋아
책을 신청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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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3학년 아이들이 친구와 겪는
리얼한 이야기들을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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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에 보면 인물 관계도가 나와있어요.
다시 보니 반가운 친구들이네요~
지수, 하진, 민준, 나운, 영지, 지성
이렇게 6명 아이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져요.
그럼 10살 친구들의 학교생활과
일상 속 풍경을 들여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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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네 반에 지성이가 전학을 왔어요.
책임감이 강한 지수는 학교가 어색할 지성이를 위해
학교 곳곳을 알려주고 규칙도 알려주려 하지만
지성이는 대답도 없이 나가버리고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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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가 얼마나 무안했을지...
제가 다 민망하더라고요ㅠㅠ
지수는 학교에서만 책임감이 강한 친구가 아니에요.
동생 지호를 돌보는데도 그 책임감이 한몫하죠.
엄마가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남동생을 유치원에 등원 시키고 나서야
학교에 갈 수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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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시간은 다가오는데
동생은 놀이터에서 논다며 떼를 쓰고
친구들이 다 학교에 가서 아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거리를 보며 지수는 얼마나 마음 졸였을까요.
10살 지수도 아직 어린데...
동생까지 신경 써야 하는 중압감은
책임감이 강항 지수라도 벅찰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을 첫째 딸에게
지어줄 수밖에 없었던 엄마는 또
회사에서 얼마나 마음이 타들어갔을지...
모두가 안쓰러워 괜히 울컥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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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학교에 늦긴 했지만...
지수가 동생 때문에 늦는 걸 알고 계신 선생님이
지수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고,
삼총사 하진이와 온이가 위로해 주어
지수는 다시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게다가
무뚝뚝한 지성이가 말없이 1교시 책을
슬쩍 지수 쪽으로 밀어 보여주는 행동에선
친구를 생각하는 배려가 느껴졌어요.
하교 후 모인 삼총사는
각자의 고충을 이야기하며 속마음을
친구에게 털어놓는 시간을 갖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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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언니가 힘들다는 하진이,
쌍둥이 남매인데도 먼저 태어난 운이에게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 게 억울한 온이.
삼총사는 제일 힘들었을 온이를 위해
암호를 만들어서 운이가 오빠 노릇을 할라치면
놀려주기로 했어요.
암호 만들기는 친구들과 교환일기할 때
해봤었는데 책에서 그 내용을 만나니
너무 반갑더라고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그 시절에
꼭 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들이 있는 모양이에요.
ㅋㅋㅋ
암호로 놀리는 것에 대한
규씨의 생각을 물어봤어요.
나쁜 일이긴 해.
자기네끼리만 알아서
상대방 기분 나쁘게 몰래 욕 쓰니까.
더 비겁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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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체육시간.
지성이와 무영이 싸웠어요.
지성이는 무영이가 피구공으로 본인만 맞춘다며
화를 내고는 무영이 얼굴에 모레를 뿌렸죠.
지성이는 어쩌다 이렇게 화가 많은 아이가 됐을까...
걱정스러운 부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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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규씨는 책 속의 인물 중
지성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지성이.
축구 너무 잘해서.
근데 지성이 좀 나빠.
공으로 맞췄다고 친구한테
모레를 뿌렸어.
다음부터는 모레 뿌리지 말고
그냥 쿨하게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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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이네 교회에 다니게 된 지성.
어색하기만 한 둘이 함께 참여한
여름 성경학교에서 물총놀이를 하게 됐어요.
그런데 민준이가 의도치하지 않았음에도
주변의 친구들이 지성이에게 물총을 쏘아
왕따를 시켰다는 오해를 받게 됐어요.
지성이는 지성이대로 기분이 나빴을 테고
민준이는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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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가 좀 불쌍하기 했어.
다 지성이만 공격하니까.
근데 물총놀이는 재밌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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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지성이가 갑자기 조퇴를 했어요.
알고 보니 지병이 있으셨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거였어요.
같이 축구하며 친해진 운이는
지성이의 속상함을 알아주고
운이와 지성이의 공통 관심사인 게임을 같이하자며
용기 내어 한 발 더 다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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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는 왜 화를 잘 낼까 궁금했는데
누구나 말 못 할 사연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어요.
규씨는 이 장면을 가장 슬픈 장면으로 꼽았어요.
지성이 아빠가 죽었어...
엄마가 손을 잡고 있고
지성이가 아빠 가지 말라고
하는 게 슬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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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단짝을 찾고 싶어 하는
영지의 이야기와 지성이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성의 말 중 기억나는 부분이 있어요.
짜증 나는 거랑,
불편한 거,
화나는 거,
다 다른 거구나!
다양한 감정을 스스로 인지하고
그에 맞는 감정 표현이 서툴렀던 아이라
무턱대고 화를 냈던 게 아니었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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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은 기분 나쁜 거,
화는 소리 지르고 싶은 거.
아빠가 내 다리에 다리 올리는 게
불편한 거야.
불편하게 하면 짜증 나고
계속하면 화가 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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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까울 거 같긴 해.
단짝인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그냥 친구하지 뭐.
모두가 나와 다 맞을 순 없으니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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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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