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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잃은 재두루미 사랑이 ㅣ 내친구 작은거인 65
홍종의 지음, 바이올렛 그림 / 국민서관 / 2021년 10월
평점 :
<날개 잃은 재두루미 사랑이>는
실제로 강원도 철원에 월동을 위해
찾아왔다 날개를 다쳐 남게 된
천연기념물 재두루미 '사랑이'의 이야기예요.
인간과 동물을 뛰어넘은 우정도 배우고
철새와 텃새에 대한 지식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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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철원이, 엄마, 아빠, 재두루미,
철새, 밤, 은빛달, 넓은강, 고백,
부끄러운, 바람막이 둥지, 날개,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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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두루미 '사랑이'는 강원도 철원에 있는
보호소에서 15년 넘게 생활하고 있어요.
철새인 재두루미는 월동을 위해 겨울마다
이동을 하는데 사랑이도 고향인 러시아의
아무르강에서 철원의 평야로 겨울을 나기 위해
왔다가 가시철조망에 걸려
오른쪽 날개를 다치고 말았어요.
더는 날 수 없게 된 사랑이는 엄마, 아빠와 떨어져
혼자 보호소에 남게 됐죠.
재두루미는 가뜩이나 멸종 위기 동물이라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날아가다 가시철조망에
걸리는 사고로 다치거나 죽기까지 한다니...
대책이 필요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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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슬플 거 같아.
9년 동안 같이 살았는데 떨어지니까
엄마, 아빠 보고 싶을 거 같아.
엄마나 아빠랑 비슷한 옷을 입은
아줌마나 아저씨가 보이면 보고 싶겠지.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을 통해
그리운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나이가 되었구나...
새삼 놀라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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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에는 아저씨 이외에 '우찬이'라는
아이도 함께였어요.
우찬이도 엄마, 아빠와 떨어져 살다 보니
사랑이를 보면 괜히 마음이 안 좋았죠.
그래서인지 사랑이가 소리를 지르면
항상 달려와 준 친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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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먹이도 주고, 얼굴도 보여주고,
이야기도 하고.
한 달 전부터 물고기 베타를 키우고 있는
규씨는 베타에게 하는 것처럼 먹이를 주고
이야기도 하면서 동물과도 감정을 나누고
우정을 쌓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쉽지 않지만 그렇게 가족이 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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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보호소에 재두루미 한 마리가 더 들어왔어요.
부리와 다리에 동상이 걸린 '철원이'였어요.
사랑이는 혼자만 있던 보호소에 새로 온
철원이가 반갑지 않았어요.
사람들의 관심이 철원이에게 집중되기도 했고
자신만의 공간이라 생각한 곳에 불청객이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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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와 다리에 동상을 입긴 했지만
곧 나을 거고 날개에 이상이 없으니 훨훨 날아갈 수
있는 상황도 부러웠을 거예요.
하지만 철원이가 동상으로
발가락을 여러 개를 잃은 걸 알게 된 후 사랑이는
철원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마음을 열었어요.
수컷이었던 철원이도 암컷 사랑이에게
노래와 춤을 춰주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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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가오자 대장 재두루미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지시를 내렸고
재두루미 무리는 모두 떠나버렸어요.
철원이도 다 나았으니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죠.
보호소 아저씨도, 우찬이도... 그리고 사랑이도
철원이를 떠나 보낼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슬프고 허전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새들이 무리 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볼 때면
참 멋있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사랑이는 재두루미들이 떠나는 이 장면을 보며
얼마나 함께하고 싶고, 얼마나 날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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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리와 함께 떠난 줄 알았던 철원이가
사랑이 곁으로 돌아왔지 뭐예요~
감동~ 감동~
사랑하는 암컷의 곁에 남아야겠다고
결정하는 것만 봐도 재두루미의 지능은
꽤 높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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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ㅇㅇ.
다른 재두루미들이 가는데도
철원이는 끝까지 가지 않은 거.
사랑이가 너는 못 버틴다고
가라고 애를 써야 가서.
가기 전까지 사랑이를 지켜주려는
의리가 있어서.
요즘 뉴스에 보면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끔찍한 사건들이 연일 방송되고 있는데
재두루미 철원이가 일부 사람들보다
낫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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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부부가 됐고 알도 2개를 낳아
번갈아가며 포란도 했지만 부화되지는 못했어요.
사랑이도 철원이도 충격이 큰 와중에 봄까지 다가와
철원이는 떠날 수밖에 없었어요.
재두루미의 습성상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맞지만 알도 부화가 안 된 마당에 철원이까지 돌아가면
사랑이의 상실감은 얼마나 클까... 안쓰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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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였는데...
철원이와 사랑이를 닮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규씨는 재두루미 알 2개가 부화되지 못하자
많이 아쉬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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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이가 떠난 후
봄, 여름, 가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왔어요.
그리고 기적같이 철원이가 돌아왔죠.
아무르강에서 1000km를 날아서
사랑이를 만나러 말이죠.
이 부분에선 소름이 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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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퍼.
이야기가 슬퍼...
사랑이가 끝까지 엄마를 못 만났어.
엄마는 어디 있는지 몰라서
못 온 거겠지...
그래도 헤어졌다 만나니까
감동적이야.
재두루미는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을 간다던데
철원이는 사랑의 힘으로 돌아온 거였네요.
저 역시 감동의 물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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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가 오른쪽 날개를
억지로 피다가 결국 펴졌어.
그래서 날아다니면서 먹이도 찾고
엄마, 아빠도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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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씨에게
독후 활동으로 써볼 것을 제안했어요.
인터뷰 때 질문이었던 '그 이후엔 어떻게 됐을까?'를
주제로 쓰겠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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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가 엄마, 아빠를 못 만나서
가슴 아파하던 규씨였는데 사랑이의 날개도
낫게 해주고 고향의 부모님도 만나게 해주었어요.
'사랑이 부모님의 물고기 회' 맛은
저도 궁금하네요~ㅋㅋ
철원이는 철새의 패턴대로 다시 아무르강으로
돌아가겠지만 사랑이는 보호소 아저씨, 우찬이와
철원에서 계속 지내게 될 테니 너무 외롭진 않겠죠~?
철원이가 올겨울에도
사랑이를 만나러 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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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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