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해도 괜찮아! 샘과 왓슨 마음자람새 그림책 1
기슬렌 뒬리에 지음, 베랑제르 들라포르트 그림, 정순 옮김, 이보연 자문 / 나무말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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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왜 그렇게 잘 풀어?"

 

규씨가 종종 묻는 질문의 형태예요.

제가 초등 1학년 국어나 수학 문제를 봐줄 때,

매운 걸 잘 먹을 때도 물어오죠.

"규씨도 엄마 나이 되면 다 해.

엄마도 어릴 땐 못 했어."라고

이야기해주곤 했어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규씨와 저의 비교보다

또래 친구의 이야기가 나와있는 그림책을 보면

규씨가 용기를 얻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잘 못해도 괜찮아!>

함께 읽어봤어요.

Q. 표지의 친구는 뭐 하고 있는 걸까?

"하얀 벽에 서서 쉬고 있는 거 같아.

얘도 공부하느라 힘들겠지."

 

학교에도 못 가고 EBS로 온라인 수업만 하니

공부가 점점 힘들다는 규씨는

샘에게 자신을 투영해 쉬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건가... 싶었어요.

지금보다 여유가 더 필요한 건지

대화를 해봐야겠어요.

 

 

표지를 넘기자

"뭐야!

나무말미라서 그런가 나뭇잎이네."

 

면지의 인쇄된 우거진 잎사귀를 보고

규씨가 한 말이에요. ㅋㅋ

출판사 도장이 찍힌 걸 보고

이렇게 생각했나 봐요.

'잘 못해도 괜찮아!'와는 무슨 관계일까?

물어보니 책을 보면 알게 될 거라며

책 읽기를 재촉했어요.

빨리 샘과 왓슨의 이야기를 만나볼게요.

 

 

울고 있는 친구가 이고

고양이가 왓슨이에요.

하교한 샘이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집에 오자 왓슨이 슬쩍 다가가

기분을 살피며 물어요.

"오늘 학교에서 어땠어?"

규씨가 하교하면

제가 제일 먼저 묻는 질문과 똑같네요.

책의 몇 장만 봤을 뿐인데도

고양이 왓슨에게서 저의 모습이 보였어요.^^;;

엄마와 샘의 대화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보다

고양이 왓슨과 샘을 등장인물로 설정한 게

아이들 마음의 빗장을 풀기엔 더 좋아 보여요.

 

 

샘은 친구들에게

놀림당한 이야기를 하며 울고 말아요.

Q. 샘은 왜 이렇게 속상해하는 걸까?

"친구들이 엄청 놀렸나 봐.

뭘 안 챙겼나...? 발표 못했나?"

 

 

알고 보니 체육시간에

밧줄 오르기를 했는데 다른 친구들은

모두 성공하고 샘만 실패해서

20점 만점 중에 2점만 받았더라고요.

Q. 혼자만 밧줄 타기를 못 한

샘의 기분은 어땠을까?

"자기만 못해서 부끄러웠을 거 같아."

샘의 마음에 공감이 가는 듯 규씨가 말했어요.

 

 

 

"어! 나뭇잎이 여기에 있던 거네.

18점이 부족하고..."

 

면지에서 봤던 나뭇잎들의 정체도 찾아냈고

최근 뺄셈을 연습한 규씨는 샘의 부족한 점수도

계산해 냈어요;;

 

밧줄 오르기를 잘한 친구들은 원숭이로,

몸이 무겁게만 느껴졌던 샘은 코끼리로 표현해

정글에 와 있는 듯한 설정이 기발해요.

성공한 친구들과 그렇지 못한 샘의

상반된 표정에서 힘듦이 느껴지네요.

체육시간이 끝나자 친구들은

샘을 '물렁물렁 팔'이라며 놀려댔어요.

샘은 창피했죠.

 

 

의기소침해 있는 샘을 보며

고양이 왓슨은 샘을 위로해 줄 말을 생각해내요.

"사자도 어릴 때는

엄마 없이 아무것도 못 해.

아빠 사자가 되어야

동물의 왕이지!"

 

아이들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동물의 왕 사자를 예로 들어 누구든

처음부터 강할 수도

처음부터 잘할 수도 없다는 걸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설명해 주고 있어요.

 

 

"매일매일 자라고 있으니까

네가 잘하는 것을

하나씩 찾게 될 거야!"

 

샘도 규씨도 아직 어리기 때문에

맞춤법, 덧셈, 뺄셈, 곱셈, 두발 자전거 타기 등등을

잘 못하는 건 당연한 거란 것과

매일매일 연습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것을

이야기해주었어요.

 

 

저도 엄마가 처음이라

기저귀 가는 것도 이유식을 만드는 것도 서툴렀죠.

어느 순간 둥글게 만 기저귀를

쓰레기통에 골인 시키는 경지에

오르기도 했지만요.

엄마도 아직 매일매일 자라는 중이고

잘 못하는 게 여전히 많다고도 이야기해주었어요.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져!

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아이니까!"

 

자기 자신을 믿는 것 = 자신감

자신감을 갖고,

실패해도 계속 도전하다 보면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될 거예요.

그러다 보면 아이 스스로도

'잘 못해도 괜찮아! 다시 하면 돼!"라는

결론에 자연스럽게 다다를 거고요.

이 과정을 함께하는 부모가 곁에서

잘 지켜봐 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 준다면

자존감이 높고 탄력 회복성이 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거예요.

부모 역시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말이죠;;;

 

 

책을 다 읽고 이야기도 나누어봤어요.

Q.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

"말랑말랑 팔이라고 놀렸던 거.

친구들이 놀리면

진짜 화나서 소리 지를 거 같아."

 

Q. 샘에게 전화해서 응원해 준다면?

(제가 샘이 되어 전화를 받았어요. ㅋ)

"안녕? 괜찮아~

다음에도 기회가 있잖아.

또 하면 되지.

그게 꼭 중요한 건 아니잖아.

자신감을 가지면 돼."

 

오우~

'다음에도 기회는 있어.'

규씨에게 제가 자주 했던 말인데

잘 기억해 주고 있었구나ㅠㅠ

사뭇 진지하게 응원하는 규씨를

칭찬해 줬어요.

샘이 위로가 많이 됐겠어요~^^

 

 

지금은 초등 저학년인 규씨가 자라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고,

사회에 나가 직장인이 되어도

저는 왓슨처럼 아이의 표정 변화를 살피며

여전히 묻고 있을 거예요.

"오늘 학교에서 어땠어?"

오늘 회사에서 어땠어?

그때도 규씨가 힘듦을 토로할 수 있게

소통하는 부모가 되려고

노력해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왜 그것밖에 못했냐가 아닌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간단 명료한 말을

기억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잘 못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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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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