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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새를 품었으니 ㅣ 동시만세
김현숙 지음, 김주경 그림 / 국민서관 / 2020년 8월
평점 :
규씨의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2학기 책을 보니 1단원 [소중한 책을 소개해요]에
이상교 시인의 '발가락'이 나오더라고요.
2단원에서도 시가 나오고요.
2학년 때는 동시 쓰기도 해보는 거 같던데
규씨에게 동시 쓰는 일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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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읽고 와하하하 크게 웃어버린
'참깨로'가 수록되어 있는 김현숙 시인의
<아기 새를 품었으니> 동시집을
규씨에게도 소개해 주기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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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가 바로 '참깨로'예요.
농촌의 참깨 말리는 풍경은 이렇겠구나~
마음이 넉넉~해지는 그림도 함께 보며
잔잔하게 시를 읽어내려갔죠.
와~~하하하
참깨와 도로명 주소의 콜라보라니!!
생각지도 못한 정말 참신한 발상에
혼자 읽다 크게 웃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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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로'이외에도
팬지꽃 신발, 놀라지 마, 웅덩이,
인사, 오리보트, 거미집, 과일나무가 부른다 등
다양한 시가 수록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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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를 읽고서
우리 주변 어디에고 있는 작은 존재들의
소중함을 생각해 준다면 좋겠어요."
김현숙 시인의 동시는
시 한 편을 읽을 때마다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새로운 관점의 접근에 놀라게 되더라고요.
수박이 익었는지 두드려 보는 걸
미리 알린다는 개념으로 접근했구나!
놀래서 입을 아! 하고 벌리고 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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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지꽃을 재활용품에 심으셨구나.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나 보네.
팬지꽃이 걷고 싶겠다고 생각하다니!
호오~~
짧은 시지만 내용이 압축되어 있어
부연 설명을 해준 듯한 느낌이었어요.
유쾌한 내용의 시도 있고
마음 따뜻해지는 시도 있었고요.
거창하지 않아도
어렵지 않아도 괜찮겠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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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씨에게 우리도 김현숙 시인처럼
우리 주변의 작은 것들로 동시를
써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더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침 산책을 나가기로 최종 결정!!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공기도 상쾌하고 평온해서
이미 좋았어요.
길을 가다 멈춰 쭈그리고 앉은 규씨.
"이거 긁개 아니야??
가져가 볼까?"
좋은 소재 하나를 얻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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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시작으로
떨어진 댕강나무 꽃도 줍고
산수유 열매도 줍고
단풍잎도 주웠어요.
"난 산수유가 제일 좋아."
자연물을 좋아하는 아이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줍고 다녔어요.
공벌레도 만났고
어느 곳을 가도 귀뚜라미가 울었어요.
사람들이 없어서 마스크 잠깐 벗고
아침 공기도 마셨어요.
멀리 누군가 지나가자 "사람 온다."하며
금방 또 쓰더라고요. ㅠㅠ
휴...
마스크 쓰는 것에 익숙해지게 만들어서
미안해지는 아침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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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잡고 앉아
규씨에게도 '참깨로' 시를 보여주었어요.
"참깨가 길을 다 차지하는 게 재밌어.
할아버지 차가 돌아서 간대.
나도 이 차 타보고 싶다."
엄마는 도로명 주소에서 재미를 찾았고
아들은 참깨를 피해 차가 돌아서 간다는
사실에서 재미를 느꼈어요.
실제로 참깨 말리는 농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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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씨에게 <아기 새를 품었으니> 동시들 중
소개해 주고 싶은 시가 있는지 물었어요.
규씨의 선택은
'과일나무가 부른다'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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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화하신대.
홍시 나눠주고 싶어서.
가족이니까."
서울 사는 딸.
부산 사는 아들.
대구 사는 손주를 향한
할머니의 사랑과 그리움이 느껴졌어요.
규씨에게도 전달된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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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늘 주운 자연물들로
각자 시를 써보기로 했어요.
규씨는 제일 처음 주운 돌로 시를 쓰겠대요.
이미 정해졌다며 뚝뚝 써 내려갔어요.
틀린 맞춤법이 귀여워 웃음이 났지만
어린 시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꾸우욱! 참았어요.
하지만 시를 시조처럼 부를 땐
더이상 웃음을 참을 수 없었어요.
와~~ 엄지척을 해줬죠~
최근에 꿩 꿩 장 서방이라는
자진모리장단의 전래동요를 배웠는데
재밌었는지 본인이 지은 시 '돌'도
음을 넣어 부르더라고요.
이 응용 무엇??
새로운 규씨를 발견한 날이었어요.
<아기 새를 품었으니>를 통해
동시가 흥미로운 거란 걸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재미있다며 또 나와서 시를 쓰겠다니
다음엔 또 어떤 소재와 마주하게 될지
기대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