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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의 1945 ㅣ 우리 그림책 35
권오준 지음, 이경국 그림 / 국민서관 / 2020년 7월
평점 :
이번 주 토요일이 8월 15일 광복절인데요.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했어요.
<개똥이의 1945>는 1945년 광복의 순간
6학년이었던 권영국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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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였던
일제 강점기는 알고 있지만
광복과 해방이라는 단어는 좀 어려워한 규씨와
함께 읽고 이야기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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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구순의 권영국 할아버지는
아들과의 여행 중 졸업한 학교를 방문하셨어요.
학교 운동장의 평행봉을 어루만지며
13세 살 국민학교 6학년 개똥이 시절을 회상하게 되죠.
일본의 지배를 받던 시절에는
일본말만 써야 했고, 한글책도 읽을 수 없었어요.
우리말을 쓰면 일본인 교장선생님께 혼나기 일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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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선생님은
기가 죽은 아이들을 데리고 뒷산으로 갔어요.
선생님은 나무를 자르고
아이들은 나무토막을 운동장으로 옮겼어요.
한쪽에선 나무껍질을 벗겨 내고
다른 한쪽에선 가시가 없게 다듬었죠.
그렇게 선생님과 아이들이 힘을 합쳐
평행봉을 만들어 냈어요.
"너희들도 이 평행봉을 배워서
자신의 힘을 길러라."
35년 동안 일본에 의해 식민지 통치를 당했던
슬플 시절...
선생님은 아이들이 함께 힘을 합쳐
평행봉을 만들어냈듯이
대한 독립에 힘쓰길 바라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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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초롱'
교무실에 갔던 개똥이가
선생님께 몰래 받은 이야기책인데요.
개똥이는 책장이 해질 정도로 읽고 또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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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한글책을 읽다 걸리면
무시무시하게 혼이 날텐데...ㅠㅠ
몰래 보는 개똥이를 보며 제가 마음을 다 졸였어요.
그래도 개똥이의 표정은 행복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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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 나빠!
개똥이 뺨을 후려쳤어."
규씨가 저를 불러 흥분하며 말한 장면이에요.
일본 아이들이 개똥이에게 먼저 시비를 걸어서
싸움이 난 상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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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선생님은
"조선 놈들은 만날 싸움질만 하는구나."라며
개똥이 뺨을 때리고 야단쳤어요.
아오오오오 정말 화가 난다!!!
누가 할 소리!! 싸움은 누가 해댔는데!!
태평양 전쟁이 왜 났는데!!
풀 죽은 개똥이에게 담임 선생님은 말씀하셨어요.
"불의에 맞서는 용기와
실력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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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 바보야.
일본 비행긴데 미국 비행기라고 거짓말 쳐."
태평양 전쟁에서 패배한 일본의 수송기가 추락한
이 장면이 규씨는 제일 기억에 남는대요.
Q. 기억에 남는 이유가 뭐야?
▶규씨 : 일본 비행기가 추락해서.
나쁜 일본이잖아. 일본은 벌금 1억 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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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도 느끼고 아는 사실을
지금까지도 외면하고 왜곡하는 현실에 마음 아픈 순간이었어요.
그렇다고 일본에 대해 무조건적인 악감정만 남을까 봐
일본 내에선 과거 일본 선조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해줬어요.
규씨가 중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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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에 크게 패한 일본은
항복을 선언했어요.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패배한 것도 있지만
목숨 바쳐 대한 독립을 위해 힘쓴 독립운동가분들 덕에
어두운 터널을 지나 광복!
빛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되었죠.
신나서 평행봉을 하는 개똥이도 보여요.
담임 선생님의 말씀처럼 그사이 자신의 힘을 키웠네요.
멋지게 착지한 것이 기쁜 건지 해방이 기쁜 건지
두 눈 꼭 감고 행복을 만끽하는 표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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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니
패하는 게 뭐야? 잔해가 뭐야?
일장기가 뭐야? 해방이 뭐야? 하고 묻더라고요.
같이 읽을 때는 바로 설명해 주지만
아이들이 혼자 책 읽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주석이 달려 있어도 좋았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규씨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실제로 겪은 해방 전후의 상황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들여다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어요.
다가올 광복절은 규씨에게 작년과는 다른
국경일이 될 것 같아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